[기고] IS가 남긴 여성과 자녀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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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IS가 남긴 여성과 자녀들 (1)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19.10.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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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러시아와 서구에서 온 외국여성이 아랍여성보다 더 많아

중동이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 알아흐람의 사회와 역사 연구소가 10월 발행한 특집은 사이버 안보와 미래의 전쟁이란 제목이 붙어 있고 아랍 국가들 중에서 치안이 어느 정도 성공한 나라에서도 테러 조직의 위험성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러를 억제하는 메커니즘과 사상적 극단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한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국가(IS) 조직의 이데올로기를 보고 가담했던 서구와 아랍 여성들이 지금은 어디서 지내고 있을까?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신문은 며칠 전 ‘이슬람 국가 조직의 여성들, 부당하게 당했던 과거와 무관심 받는 미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면서 그들이 시리아 난민 캠프에 있다고 했다.

‘알후라’ 뉴스 사이트는 ‘IS의 부인들, 터지기 일보 직전의 폭발물’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고 ‘알아인’ 뉴스 사이트는 ‘시리아의 알하울 캠프는 IS의 새로운 세대의 보호소’라는 제목을 내걸었다. 그리고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지는 ‘IS의 부인들의 언어는 현대 문학적 아랍어(푸스하)와 영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들 여성은 유럽과 러시아와 아시아와 아랍에서 온 여성인데 그들이 소통하는데 영어와 현대 문학적 아랍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등 여러 유럽국가와 러시아, 체첸,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터키 그리고 모로코, 튀니지 등지에서 왔다.
 
이들 여성들 중 상당수가 이슬람 국가 조직에 가담했을 때에는 나이가 어렸고 어떤 여성은 속아서 가담하기도 했고 일부는 남편과 같이 갔다가 남편은 사망하고 자신은 극단적인 이슬람 국가 조직의 일원이 됐다. 이들은 지금 시리아에서 아주 힘든 생활 여건 속에서 살고 있는데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거의 대부분 고국이 그들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시리아 알하울 캠프 난민의 90%는 여성과 어린이

시리아의 북동쪽에 있는 알하울(al-Hawl) 캠프에는 7만2천명의 난민이 사는데 이들 중 90%가 여성과 어린이다. 이라크인이 3만875명이고 시리아인은 3만593명이다. 외국인 여성과 아이들은 1만734명으로 이들 중 여성은 3천177명이고 나머지는 아이들이고 15세 이하다. 여성들은 캠프 관리소의 서면 허락 없이 외출이 불가능하고 반드시 안전 요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외국인들 중에서 러시아 여성은 자녀를 합하면 2천10명이고 중앙아시아에서 온 여성은 2천320명, 유럽에서 온 여성은 1천200명이고 호주와 미국에서 온 여성들도 있다.

이 캠프에 사는 아랍여성들과 그의 자녀들 중 이라크여성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1천453명인데 그 중에서 모로코 여성과 자녀가 582명 그리고 이집트 여성과 자녀가 377명, 튀니지 여성과 자녀가 251명, 알제리 여성과 자녀가 98명, 소말리아가 56명, 레바논이 29명, 수단이 24명, 리비아가 11명, 팔레스타인이 8명, 예멘이 8명 그리고 그 밖의 아랍국가에서 온 여성이 9명이다.

그런데 알하울 캠프에 있는 IS 부인들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서구에서 온 여성들이 아랍국가에서 온 여성보다 많았다. 물론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특정 지역에 사는 여성들도 있다.

극단 조직에 가담한 이유는 외국인여성이나 아랍여성이나 거의 비슷

러시아, 중앙아시아 그리고 서구에서 온 여성과 아랍에서 온 여성들이 극단 조직에 가담한 이유는 거의 유사했다. 첫째는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억압, 무지, 빈곤, 차별을 당한 과거가 있었다는 것이고 셋째는 IS 조직원들과 결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멀리서 시리아까지 왔는지 그리고 세속적이고 자유스런 국가에서 살다가 ‘이슬람 국가(IS)’ 조직의 이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의문이다. 아랍국가에서 온 여성들과 심지어 남성들도 과격한 이슬람사회에서 온 것이 아닌데 어떻게 IS 조직에 가담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이 극단 조직에 가담한 이유가 한 가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교육의 영향, 종교적 설교와 강의의 영향, SNS의 영향 등 여러 요소가 서로 연관돼 있다. 그 중에서 가족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인데 이슬람 국가 조직이 이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극단조직의 활동, 아직도 진행형

IS조직은 정치적 이슬람을 대변한다. 하버드 대학교 출판부가 ‘정치적 이슬람의 실패(원제: The Failure of Political Islam, 저자 Olivier Roy)’란 책을 발간한 적이 있었다. 정치적 이슬람(이슬람주의)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널리 사용된 말이다. 무슬림 다수가 사는 국가를 재–이슬람화(re-Islamization)하자고 무슬림들이 주도한 정치적 운동이다. 이 운동은 샤리아(이슬람 율법) 적용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청년과 여성 그리고 근로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었다.

책 저자 로이는 정치적 이슬람주의는 실패할 것이라고 보았으나 작금의 중동과 아프리카의 극단세력의 상황을 보면 그의 결론이 너무 섣부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극단적인 이슬람이란 이름으로 행하는 ‘지하드’는 아랍과 북아프리카 사힐 지역(부르기나 파소, 말리, 니제르 등)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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