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튀니지 대통령 서거 이후 새 정치판과 실용주의 (상)
상태바
[기고] 튀니지 대통령 서거 이후 새 정치판과 실용주의 (상)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7.29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튀니지, 알십시 대통령 서거

7월 25일 목요일, 알바지 까이드 알십시(92세) 튀니지 대통령이 서거했다. 튀니지는 7일간 조기를 걸기로 했다. 금요일 그의 시신이 군병원에서 대통령궁으로 옮겨졌고 토요일 장례식을 거행했다.

튀니지의 국부라고 할 수 있는 부르끼바 대통령의 사람으로 알려진 그는 ‘니다 투니스(튀니지의 외침)’를 창당했다. 그의 말년에 정치권에는 그가 아들 하피즈를 세습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확산됐었다.

튀니지 언론은 그를 애도하기 위해 흑백의 신문을 발행했다. 튀니지 국민들은 2014년 튀니지 역사상 처음 직접 민주주의로 뽑은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프랑스어판 루탄 신문은 7월 26일자 신문에 “우리의 대통령을 떠나보냈다. 우리의 슬픔은 너무나 크고 그 고통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튀니지 이웃 나라 알제리에서는 임시 대통령 압둘까히르 븐 쌀리흐가 조전을 보냈고 알제리 혁명을 지지해준 알십시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레바논과 모리타니아는 3일간 그리고 요르단은 7일간을 조의 기간으로 공표했다. 

아랍혁명을 제일 먼저 시작한 튀니지는 아직도 국가 경제와 정치권이 불안하다. 그러나 튀니지에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튀니지가 무장 세력의 테러에도 불구하고 아랍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앞장서서 실험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들과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집트와 튀니지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튀니지 대선 날짜 9월로 앞당겨  

헌법에 따라 임시 대통령이 된 국회의장 무함마드 알나씨르(85세)는 튀니지가 경제적 및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을 계속하기를 바랐다. 튀니지는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시험 앞에 놓여있다. 물론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는 민주적인 국가라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전하는데 성공했다.
  
알십시 대통령 서거 직후 튀니지 선거 관리 최고 위원회는 대선 날짜를 9월 15일로 앞당겼는데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시 최하 45일에서 최장 9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서거 후 3개월이 되는 10월 25일에는 새 대통령이 직무를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다.

임시대통령은 알십시 대통령이 독립 국가를 굳건히 하고 지난 5년간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튀니지인들은 누군가 서거하면 그가 생전에 잘못한 일보다는 잘했던 일을 더 많이 기리는데 튀니지인들은 그를 “튀니지의 아버지(아부 투니스)”라고 불렀고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알십시의 바로 전 대통령이었던 자인 알아비딘 븐 알리 대통령이 해외에서 보낸 조전과 더불어 국내외에서 온 조문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언론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종교적인 방송과 대통령 서거 이후의 상황을 전하면서 국민이 하나가 돼 정치적 일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하자고 했다.

정치권의 안정이 튀니지의 당면한 과제

이달 초 알바지 까이드 알십시(또는 무함마드 알바지) 전 대통령은 10월에 총선을 치르고 11월 초에 대선을 치른다고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현 총리 유수프 알샤히드와 각 정당들은 대통령 서거 후 조문을 했고 행정부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평상시처럼 국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수프 알샤히드는 2012년에 알십시 전 대통령이 창당한 ‘니다 투니스’당의 리더였는데 그가 2016년 총리가 되고 나서 2018년부터는 둘 사이가 냉랭해졌다. 가장 최근에 서로 의견 차이를 보인 것은 지난 6월 국회가 비준한 선거법 개정에 알십시 전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한 일 때문이었다.

총리는 그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알십시 대통령은 튀니지가 민주적인 변화(알인티깔 알디모끄라띠)에 성공하도록 초석의 역할을 하신 분인데 튀니지는 진실한 애국자 한 분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나흐다 당의 리더인 라쉬드 알간누쉬는 “알십시 대통령은 튀니지 국민이 민주적으로 뽑은 첫 직선 대통령이었고 튀니지의 민주주의 실험(타즈리바 디모끄라띠야)을 지속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니다 투니스’당은 “튀니지는 한 분의 위대한 지도자를 잃었다. 그는 현대사에서 모든 정치적 현장에 있었고 식민주의자들의 올가미에서 국가를 해방시키고 독립된 국가 건설에 힘썼으며, 민주적인 제도를 토착화하고 아랍 혁명의 목표에 도달하게 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튀니지는 아랍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실험에 어느 정도 성공한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 튀니지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고 정치권의 부침이 심하지만 다른 아랍 국가들에 비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은 크다. (하편에 계속)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