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한글교육 실태<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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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한글교육 실태<브라질>
  • 고유정
  • 승인 2006.12.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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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성만은 최고… 한국 정부 지원도 중요
▲ 브라질 한국학교 졸업식 장면
지난 15일 상파울루에서는 브라질 한국학교(Cole'gio Polilogos) 중,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1998년, 재브 한인 교포들의 성금과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지어진 이 학교는 브라질과정과 한국과정을 모두 공부하는 전일제 인가 학교로, 올해 6회 중학교 졸업식과 3회 고등학교 졸업식을 맞게 된 것이다. 완벽한 브라질어와 한국어, 그리고 영어와 컴퓨터 실력을 갖춘 온전한 세계인이 되고자 현재 유치원~고등학교까지, 약 350여명의 학생과 70여명의 교직원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교사들은 브라질 전 과정뿐만 아니라 한국 교육부 지침과 동일한 한국어 과정, 그리고 한국 무용, 사물놀이, 서예, 태권도, 단소(2007학년도부터 실시) 등의 한국 전통 문화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한 학교 내 도서관을 통해 한국 책 읽기를 권장하고 독서일기쓰기와 전교생 매일 10분 독서 시간을 활용, 실력 있는 세계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독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파울루에는 주말 토요 한글학교들이 약 15 곳이 있으며, 이들은 한글학교협의회를 통해 공동 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 중 한글날 기념 <꿈나무 큰잔치>에서는 전체 한국 교포 자녀들이 배우고 닦은 한글 실력을 뽐내는 백일장과, 야외 운동회 등의 행사를 통해 우리는 한민족임을 서로 확인하고 다지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또한 교사들도 1년에 두서너 차례씩 자체 공동 연수를 열어 실력을 배양하고 있으며 지난 12월1~2일에는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볼리비아의 교사들이 참석한 <중남미 총연합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가 브라질에서 열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목말라하는 교사들에게 새로운 교수법 소개와 현장 교육의 어려움 등을 서로 나누는 자리도 가졌다.

이처럼 학생이나 교사들이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친 것들이 실제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 정부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능력 시험>에도 꾸준히 응시, 자체 평가해 보는 기회를 갖고 있다. 이번 <제 10회 한국어 능력 시험>에서는 초급 21명, 중급 9명, 고급 19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작문 문제에서 많은 응시자들이 맞춤법을 소리나는 대로 쓰는 바람에 예년에 비해 합격률이 떨어진 점이 교사와 학생들에겐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약 4만여 명의 한국 교포가 살고 있는 브라질, 벌써 이민 43년이 맞이하였다.

아직은 초기 이민자들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생존해있는 관계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혀가고는 있으나, 점점 한국어를 제 2 외국어처럼 낯설어하는 교포 자녀들과 쉽게 만날 수 있다. 브라질에서 태어나고 브라질 문화 속에서 사는 아이들에겐 어쩜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말과 전통 문화를 배우려고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학교나 종교 단체들이 많이 있다.

무보수, 혹은 얼마 되지 않는 수고비로도 한국 교포 자녀들에게 한국말과 글을 가르치려는 열성적인 교사들이 활짝 벌린 팔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어(포르투갈어), 영어 모두 중요하나 조금만 더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길 교사들은 바라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인 생활어는 한글학교나 종교 단체 활동 등을 통해 배울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부모 세대들이 한국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일상생활에서 한국어 사용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민 부모 세대가 고급 브라질어를 구사하기 힘들다면 자녀들에게 기초 한국어만이 아니라 고급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해야만 가족간의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 생활에서 우선 먹고 사는 데 바빠 자녀들을 브라질 학교에만 맡겨두거나 겨우 주말 한글학교만 믿고 내버려두어선 온전한 한국인, 세계인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언어는 곧 민족의 얼을 이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마지막까지 놓쳐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현지에서도 열성을 가지고 한국어 교육을 해나가겠지만, 한국 정부에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주길 바라며, 계속해서 브라질 소식에 관심가져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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