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한인들 집 버리고 타지로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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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한인들 집 버리고 타지로 떠나"
  • 연합뉴스
  • 승인 2005.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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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신문이 전한 뉴올리언스 한인 표정>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앞으로 뉴올리언스에 들어찬 물이 빠져나가도 지역 특성상 습기가 많아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 자녀를 둔 한인들은 집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아예 먼 곳으로 떠나고 있다."
   미주 중앙일보와 한국일보 등 동포신문들이 2일 전한 현지 한인들의 표정이다.

   ◇유천석 리스빌한인침례교회 담임목사 = 한인 피해자 가정 중 두 가정이 샌프란시스코 등 타 지역으로 이미 떠났다. 장기 거주지를 찾아 간 것이다. 자녀 2명과 함께 우리 교회에 머물고 있던 장현희(35.전도사).방은숙(33)씨 부부는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배턴루지의 한인교회 담임목사 = 비즈니스나 집이 침수된 상황도 그렇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해결하는 게 더 급선무이다. 뉴올리언스 한인사회는 전부 사라졌다고 들었다. 몇 달 동안 돌아가기 힘들다는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장기 피난처를 찾아 휴스턴, 테네시, 플로리다는 물론 한국으로까지 길을 잡았다. 갈 곳 없는 유학생들만 현재 남아 있다.

   ◇전태일 뉴올리언스 전 한인회장 = 한인들이 모여 사는 메테리 케너 지역이 2m 가까이 물에 잠겼다. 집에 세간과 자동차 한 대를 그대로 두고 나왔는데 모두 물 속에 잠겼을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물이 계속 차고 있다. 한 사람도 예외없이 모두가 생활터전을 잃을 판이다. 집으로 돌아간들 한 달 간이나 물에 잠겼던 건물에 위험해서 살 수 있겠나. 앞이 캄캄하다.

   ◇헬렌 장 휴스턴한인회 전 부이사장 = 뉴올리언스 한인 비즈니스는 100% 침수됐다. 문제는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홍수 보험'에 들었어야 하는데 한인 업주들 상당수가 그 보험에 들지 않은 것 같다. 여유 있는 휴스턴 한인들은 대피 한인들을 집에 머물게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플로리다에서 거주하다 잦은 허리케인이 싫어 1년 전 뉴올리언스로 이주했다 이번에 일을 당한 사람도 있다. 또 한 사람은 뉴올리언스에 한 달 전 미용재료상을 구입한 뒤 명의이전만 했다 모두 날렸다.

   ◇이기현 무역회사 크라운생산품 대표 = 7년 전 60만달러를 들여 직접 지은 집이 완전히 잠긴 것 같다. 너무나 속상하다. 뉴올리언스에 거주하는 한인들 상당수가 세탁업과 미용재료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세탁기계 등이 물에 잠겨 난감할 것이다.

   정신없이 대피하는 과정에서도 가족의 추억이 담긴 앨범과 각종 법적 신분증명서 등을 챙겨나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조규식 타이디 빌딩 서비스사 대표 = 뉴올리언스에 남아있다 연락이 두절된 직원 생각에 매일 가슴을 졸이고 있다. 구조대원에게 구출됐을 것이라고 믿지만 "호텔 복도에도 무릎까지 물이 차서 걸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던 마지막 통화가 맘에 걸린다.

   ghwang@yna.co.kr
  (끝)

 등록일 : 09/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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