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언론, 日 간토 조선인 대학살 연일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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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언론, 日 간토 조선인 대학살 연일 성토
  • 연합뉴스
  • 승인 2005.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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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 북한 언론매체는 간토(關東) 대지진(9.1) 82주년을 맞아 일본의 조선인 학살 만행을 연일 성토하고 있다.

   1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지금으로부터 82년 전인 1923년 9월1일 도쿄.요코하마를 비롯한 일본의 간토 지방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며 "일제는 지진이 발생하자 그것을 계기로 재일조선 동포들에 대한 살육만행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중앙방송은 당시 일제 지도부가 조선인 학살을 모의, 일본 전역의 조선인을 죽이라는 '살인지령'을 하달하면서 '조선인이 일본인을 전멸하고 일본을 빼앗으려 한다'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 사람들에 대한 피 비린 학살이 시작됐다"며 "학살 작전에 동원된 군대와 경찰, 소방단, 청년단 무리들은 손에 총과 칼, 몽둥이를 들고 도처에서 눈에 보이는 조선사람들을 모조리 학살했다"고 당시의 참극을 상기시켰다.

   중앙방송은 "기나긴 인류 역사의 갈피에는 살인으로 악명을 떨친 자들이 기록돼 있지만 일제와 같이 자연재해를 계기로 수많은 사람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학살한 살인 악마, 인간백정은 없었다"고 치를 떨었다.

   또 "일본은 지난날 우리 인민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재난을 들씌운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버려야 하며 하루 빨리 죄많은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양방송은 "일제의 조선인 집단학살 만행은 참으로 상상을 초월했다"며 "조선 사람을 10여명씩 묶어 둑에 세워놓고 새로 만든 기관총의 성능을 검사한다고 하면서 쏘아 죽였고 임신부의 배를 가르고 태아를 꺼내어 밟아 죽이고 참대창을 박아 죽였다"는 등 끔찍한 장면을 고발했다.

   이 방송은 당시 일제는 전국적으로 2만3천명의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했다면서 "일본 반동들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천추에 용납 못할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응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도 근로자와 청년.학생들이 평양 중앙계급교양관에 전시된 당시 일제의 만행 자료를 보면서 '끓어오르는 민족적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인 강제연행 피해자 유가족협회'도 지난달 31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간토 대지진 때 일본의 조선인 학살만행을 비난하면서 성실한 과거청산을 촉구했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 담화를 이틀에 걸쳐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hanarmdri@yna.co.kr
  (끝)

등록일 : 09/0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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