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칼럼] 재외한인과학자는 민족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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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칼럼] 재외한인과학자는 민족 자산
  • 최연구 자문위원
  • 승인 2005.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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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CT라는 부르는 검사장비는 병원에서 몸속을 들여다볼 때 사용하는 X선단층촬영기다. 또한 뇌를 연구하는데 꼭 필요한 장비로는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라는 게 있다. 현대 의료과학의 개가인 이들 기기의 원리를 발견하고 만든 사람은 놀랍게도 한국인이다.

재미과학자 조장희 교수는 72년에 CT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고, 75년에 PET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뇌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손꼽힌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중 어바인에 소재한 UC어바인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업적을 남긴 세계적인 석학이다.

2003년에는 이 대학 교수 2500여명 중 단 한명만을 선정하는 ‘올해의 최우수 교수’로 뽑혀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였다.

이렇게 탁월한 업적과 권위를 인정받던 그가 2004년 돌연 영구귀국을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조교수는 가천의대와 독일 지멘스가 640억원을 투자해 건립하고 있는 뇌과학연구소의 초대소장으로 부임했고 한국을 세계뇌과학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노벨상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올랐던 그가 영구귀국한 사실 자체가 빅뉴스였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뇌과학 세계적 권위자의 귀국으로 한국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세계언론과 학계도 그의 행보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근무하면서 ‘신호전달체계이론’을 정립했던 이서구 박사도 작년말 영구귀국해 이화여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그 역시 91년 NIH에서 최우수연구상을 받았고 미과학정보연구소가 과학분야 최다 피인용 논문저자로 선정하는 등 국제연구계의 거목이다. 이들의 귀국으로 최첨단과학기술을 고스란히 한국과학발전의 밑거름으로 쏟아부을수 있으니 기대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 머크사의 부사장 데니스최나 연구소장 피터킴도 한인들이다. 특히 데니스최는 약학계의 최고권위자로 꼽히는 사람이고 노벨상 후보에도 단골로 오른다. 하지만 데니스최가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의정원 의원이었던 최창식의 손자라는 것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않다.

이렇게 조국이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지만 한인과학자들은 과학분야에서 해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고, 세대가 흘렀지만 조국애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학에 국적은 없지만 과학자에게 조국은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두 사람의 영구귀국은 재외한인과학자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choi@kbs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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