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인터뷰 > 필리핀 교포 스타 산다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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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인터뷰 > 필리핀 교포 스타 산다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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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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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0 10:26 송고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반짝 스타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받고 싶어요.
지금 제게 쏠리는 관심이 금방 사라질 거잖아요. 트레이닝을 열심히 받고 실력을 쌓
지 않으면 말이죠."

필리핀의 신세대 스타로 떠오른 한국 교포 산다라 박(20)이 내년 초부터 우리
나라에서 가수 트레이닝을 받는다.

산다라 박은 1995년 무역업을 하는 부모와 함께 필리핀으로 이민간 교포로 불과
2년전만 해도 연예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소녀였다.

"2년전에 우리 나라에 왔을 때는 방송국 공개방송 보러 다니고 연말 시상식 찾
아다니곤 했어요. 필리핀에 있을 때도 한국 연예계 이야기는 죽 꿰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죠."

그런 그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 건 필리핀 방송사 ABS-CBN의 스타 선발 프로그
램인 `스타 서클 퀘스트'에 참가하면서부터다.

"그동안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친구
의 소개로 참가하게 됐어요. 그 전에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있어서 그 덕도 본 것
같고 필리핀 현지어(타갈로그어)를 못하는데 잘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게 보인
것도 같아요."

그는 7천명의 참가자 중 10명을 뽑는 선발대회에서 2등을 차지했고 이 프로그램
은 매일 밤 전파를 타면서 그의 얼굴을 필리핀 전역에 알리게 됐다.

현재 산다라 박은 필리핀에서 드라마, 영화에 자신의 이름을 건 `산다라의 로맨
스'란 쇼 프로그램 진행자에, 각종 CF의 모델까지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방송과 함께 발매한 싱글 음반은 판매량이 100만 장을 바라볼 정도로 선풍적
인 인기를 끌었다.

필리핀의 스타가 된 그에게 한국인들의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다.지난 10월 KBS의 다큐드라마 `인간극장'이 산다라 박의 대회 선발 과정과
활동 모습을 소개하면서 국내팬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인간극장' 출연을 결정하셨는데 처음에는 집에서 쉬는 모습, 자는 모
습까지 공개해야 되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카메라 신경을 쓰지 않고 편
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죠."

바쁜 일정을 소화해 온 이 `꿈많은 소녀'는 무언가 항상 마음속에 허전함을 갖
고 있었다. 한국 가수들처럼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3년에서 5년씩 준비를 한다는 데 저는 노래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
런데 마침 제 우상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 대표가 필리핀에 오신다는 이야
기를 들었죠. 아는 분을 통해서 소개를 시켜달라고 해서 무작정 배워 보고 싶다고
매달렸죠."

그런데 양 대표는 처음에 산다라의 음악이 YG의 성격에 맞지 않고 아이돌 스타
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그의 성실성과 굳은 의지를 확인한 양 대표는 결국 "한국에 와서 체계적
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면서 산다라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한국 데뷔 및 계약 문제는 그의 향후 노력과 연습 과정을 본 뒤에 결정하겠다는 조
건을 달았다.

"트레이닝을 받을 각오는 되어 있어요. 그동안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했지만 잠
못자고 견디는 힘든 일정은 많이 익숙해졌거든요."

올해 초 마닐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한
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ABS-CBN 방송사와 3년의 전속계약을 할 때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한국 활동도
하고 싶다는 조건을 내걸 정도다.

그는 내년 1월 4일에 다시 필리핀에 건너가서 프로그램 녹화 등을 마무리한 뒤
에 다시 3월에 입국해 6개월 간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수능시험
도 보고 국내 대학 진학도 고려하고 있다.

주위에서 `제2의' 혹은 `필리핀의' 보아란 별명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무
척 고맙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이제 시작인 저에게 너무 과분한 칭찬"이라고 겸손
해 했다.

그는 "시작이 반이니까 제 목소리에 한 50점쯤은 줄 수 있겠다"면서 "목소리가
가늘고 작아서 불만이지만 힘있는 목소리가 될 때까지 열심히 트레이닝을 받아서 언
젠가는 R&B 흑인음악을 해 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들려주었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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