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일 주일대사 베이징 출판기념회 주중대사관 비용부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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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일 주일대사 베이징 출판기념회 주중대사관 비용부담 의혹
  • 한겨레
  • 승인 200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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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사 “공사에게 3천달러 줬다”
출판비 ·연회비 총 7천달러 달해

나종일 주일대사가 4차 6자회담 개최 여부와 한국 핵물질 분리실험 문제 등을 놓고 도쿄에서 한·미·일 3자협의가 열린 지난 10일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를 중국 베이징에서 열면서 그 비용의 일부를 주중 한국 대사관쪽에 부담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 한승주 주미대사가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 주최 리셉션에 불참한 채 부인의 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그 비용을 재미동포 기업인이 대려 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런 의혹이 제기됨으로써 재외 공관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휴가를 내고 지난 7일 서울을 거쳐 8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 나 대사는 10일 오후 5시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중국명 카이빈스지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자신이 이미 발표한 글들을 중국어로 번역해 엮은<동북아공동체적 문화 시각 designtimesp=18849>이라는 책을 연변대학 출판사 베이징사무소를 통해 자비 출판 형식으로 펴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하중 주중 대사와 일부 대사관 직원들, 나 대사와 친분이 있는 중국인 등 3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9-10일 도쿄에서는 한·미·일 3자협의가 열렸다.

나 대사는 이날 출판 비용은 자신이 부담했으나 출판기념회 비용은 주중 대사관 관계자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비는 3000여달러, 출판기념회 비용은 약 4000달러였으며 나 대사는 이 가운데 출판비에 상당하는 3000여달러만을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한 주중 대사관 아무개 공사에게 건네주었다.

이와 관련해 나 대사는 21일 “출판사 사장이 출판과 만찬에 든 비용의 내역을 적은 종이를 보여줘 3000여달러를 공사를 통해 건네줬다”며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대신 내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책을 출간한 연변대 출판사 베이징사무소 관계자는 “그의 책 자비 출판 비용만 3만위안(약 3650달러)이 들었으며, 이 대금은 공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아무개 공사는 이와 관련해 “행사가 끝난 뒤 나 대사로부터 3000여달러를 전달받았으며 이 돈으로 출판비용과 기념회 비용을 모두 충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대사관 관계자들이 밝힌 약 4000달러에 이른 캠핀스키 호텔 연회장 대여료 및 식사비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1차장(해외담당)을 지낸 나 대사는 지난 1월 국가안보보좌관에서 물러난 뒤 3월부터 주일대사로 재직해오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7일 한승주 주미대사에 대해선 업무상 부주의를 이유로 주의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도쿄 베이징/박중언 이상수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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