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막기위한 대안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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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 막기위한 대안있나요?”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8.23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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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교류사업부 홍진향 과장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세 번째 대회가 8월 4일부터 8일까지 한국에서 열렸다. 1회 워싱턴, 2회 오슬로에 이어 한국에서는 첫행사. 이번 행사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후원한 재외동포재단의 홍진향 과장을 만났다. 홍과장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입양인단체인 GOAl(Global Overseas Adoptees Link)의 사무차장으로 일하다 2001년부터 재외동포재단 교류사업부에서 입양인 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입양인들과 함께 춘천의 한 미혼모 시설을 찾았습니다. 함께 한 입양인들이 눈물을 보이더군요. 한국사회에 아직도 미혼모 문제가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하며 후원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제3회 세계한인 입양인 대회의 재단 담당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던 홍진향 과장은 대회의 성과를 챙기기보다는 안타까움을 더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홍과장은 자신이 입양인단체에서 일했었기에 단지 재단의 관계자가 아닌 ‘친구’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전세계 입양인 단체들이 준비위원회(위원장 팀홈)를 결성해 철저하게 민간 차원에서 기획, 준비됐다. 재외동포재단은 후원자로 대회 예산을 지원하는 역할만을 맡았다. 그러나 한국정서를 잘 몰라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고 무엇보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입양인들이 거의 없어 결국 홍진향과장이 전면적으로 결합하게 됐다. 준비위와 홍과장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취재진들이었다.


관심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지만 지나친 취재경쟁에 참가한 입양인들이 당혹스러워했다. 사진촬영을 꺼리는 입양인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셔터를 눌러대고 토론에 참가해야 하는데도 인터뷰를 하자고 잡고 늘어졌다. 출입을 통제한 분임토의시간에 기자가 몰래 들어가는 바람에 대회 후반부부터는 아예 행사장에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번 행사는 만남에 가장 큰 취지였어요. 고국에 처음 와본 입양인들도 있고 다른 입양인 친구들과 만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기에 관심은 좋지만 지나친 보도는 솔직히 달갑지 않죠. 웃으며 얘기하는 입양인들도 분임토의 시간에 자기 얘기하다보면 감정에 복받쳐 울기도 하고 양부모를 욕하기도 하는데 그런 시간에 기자들이 들어오면 진행이 안되죠.”


‘입양은 이제 그만’이라는 큰 제목으로 입양인 대회가 소개돼 마치 이번 대회가 ‘안티 입양’을 외치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었다. 물론 안티 입양 시위를 준비한 입양인 단체와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번 대회의 취지를 위해 모두 사양했다.


“해외입양을 줄이자는 취지엔 동의하지만 그래서 시설로 모두 보내자는 건가요? 지금 98%가 미혼모의 아이들이라는데 미혼모에 대한 의식을 바꾸고 국내 입양 늘리고 하는 식의 대안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만남이라는 기본 취지에서 이번 대회는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됐다. 그러나 민간차원의 준비위원회는 다음 대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자기 희생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강요하긴 힘들죠. 세계대회는 열지 않기로 했고 미주, 유럽 등 지역별로 연 2회 정도 모임을 갖기로 했어요.”


입양에 대해 현재 공식적인 지원을 하는 기구는 재외동포재단뿐이다. 예산도 크지 않고 모국방문, 국제대회, 지역별 커뮤니티 운영비 정도가 지원된다. 최근엔 민간차원의 관심도 늘고 있지만 홍과장은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양인들에 대한 보상이나 동정적 도움보다는 재외동포로 인정하고 한국과의 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입양인들이 한국인으로 정체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국의 할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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