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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연개소문의 상소문"당나라는 고구려와 양립할 수 없는 나라"
이형모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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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6  11: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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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연개소문이 영류왕에게 올린 상소문'

고구려의 큰 우환거리는 당(唐)이지 신라와 백제가 아닙니다.

지난 날 신라와 백제가 연맹하여 우리 토지를 침탈한 일이 있으나, 이제는 사정이 변하여 신라와 백제 사이에 구원(仇怨)이 깊어서 앞으로 서로 화평할 가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고구려에서 남방에는 견제 정책을 써서 신라와 연맹하여 백제를 막거나, 백제와 연맹하여 신라를 막거나 하는 두 가지 정책 중에 어느 한 가지를 쓰게 되면, 신라와 백제가 서로 싸우는 바람에 우리로서는 남방의 걱정이 없을 수 있으니, 이 틈을 타서 당과 결전하여 싸우는 것이 옳습니다.

당(唐)은 고구려와는 어느 때라도 양립(兩立)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이 점은 지난 일에 비춰볼 때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고구려에서 지난 날 수백 만 명의 수나라 군사를 격파하던 때에 곧바로 계속해서 대병을 이끌고 나가서 저들의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쳤더라면 수나라 전체를 평정하기가 손바닥 뒤집듯 쉬웠을 텐데, 이런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좋은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야말로 뜻있는 인사(志士)들이 통탄하는 바입니다.

 지금도 비록 좀 늦기는 했지만, 저 당나라의 이가(李家)의 형제들이 서로 불목(不睦)하여 건성(建成)은 세민(世民)을 죽이려 하고, 세민은 건성을 죽이려 하는데, 그 아비 이연(李淵)은 흐리멍텅하고 어리석어 그 중간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일 이때 대병을 끌고 가서 저들을 친다면,

건성이 배반하여 우리에게 붙거나, 세민이 배반하고 우리에게 붙거나 할 것입니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저들이 수말(隋末)의 대패(大敗)와 또 여러해 거듭된 화란(禍亂)의 뒤끝이어서 백성들의 힘이 아직 소생하지 못하고 있고 국력도 아직 회복되지 못하여 틀림없이 전쟁할 여력이 없을 테니, 지금도 여전히 기회는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만일 저 두 형제 중에 어느 하나가 패하여 죽고 한 사람이 전권(專權)을 행사하여 세력이 통일된 뒤에 잘못된 정치(弊政)를 고치고 군사제도를 바로잡은 후 우리나라로 침입해 온다면, 토지의 크기나 인민의 많음에 있어서 우리는 다 저들에게 미치지 못하므로, 고구려가 무엇으로써 저들에게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고구려가 장차 흥하느냐 망하느냐 하는 기회가 지금에 달려 있는 데도 여러 신하들과 장수들 가운데 이를 아는 자가 없으니 어찌 한심한 일이 아니라 하겠습니까.” 

* 기원 620년경, 연개소문은 이 상소문을 올리면서 당나라를 침공할 것을 극력 주장했으나, 영류왕(고건무)과 그의 대신들은 연개소문의 제안을 듣지 않았다. 그 이후 당 태종은 국가건설에 성공하고, 두려움을 느낀 영류왕은 당나라의 침공을 막고자 요동지역에 ‘천리장성’을 16년 동안 쌓아 고구려의 국력을 피폐하게 했다.

그 이후 북진을 주장하는 연개소문을 제거하려던 영류왕과 그의 대신과 호족들이 연개소문의 반격으로 일거에 죽임을 당하는 국가적 불상사가 전개되었다.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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