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업계 캄보디아 금융시장에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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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업계 캄보디아 금융시장에 ‘큰 관심’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6.11.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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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은행연합회, 캄보디아은행협회와 금융협력 협약 체결
▲ 지난 11월 2일 프놈펜에서 열린 금융산업 컨퍼런스에는 현지 금융기업대표들과 관계 전문가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 금융업계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캄보디아은행의 달러 정기예금에 투자하는 상품이 국내 자산관리시장에 등장할 정도다. 

현지에 진출한 유안타증권은 이미 캄보디아 현지 대형은행인 아클레다은행과 손잡고 ‘캄보디아 미국달러 정기예금신탁(헤지형)’상품을 선보여 매진을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캄보디아 은행 예금신탁이 국내에 판매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캄보디아은행의 달러 예금금리가 5%대에 달해 환헤지를 포함한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4%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어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가들에게 앞으로도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왼쪽)이 지난 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래플스 르 로얄호텔에서 열린 '은행산업 컨퍼런스'에서 칼 반 캄보디아은행협회 상임회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가 지난 11월 2일(이하 현지시각)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전격방문, 캄보디아은행협회(협회장 뿡 키우 세)와 금융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전격 체결했다. 수도 프놈펜 래플스 르 로얄 호텔 로얄볼룸에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는 현지 금융기업대표와 금융전문가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캄보디아 금융협력포럼이 뒤를 이어 진행됐다. 중소기업금융을 주제로 박성호 기업은행 차장과 한경태 유안타증권 현지법인 대표 등이 주제발표에 나섰으며, 인터넷 모바일 뱅킹과 보험 산업 등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양국 은행산업 동반 성장을 위한 민간 차원의 상호협력 채널 구축이 필요함에 따라 은행연합회의 제안으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 지난 2012년 당시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프놈펜 중심가 캄보디아 바타낙금융빌딩 전경. 지금은 이나라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중요한 랜드마크가 됐다.

이로써 은행연합회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우즈벡, 몽골, 미얀마, 베트남 등 모두 10개국 은행협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2시간 떨어진 따께오 주 앙코르보레이 보건소를 방문, 개보수 등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번 보건소 개보수 지원사업에 은행연합회측은 약 1억 원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에서 훈센 총리는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하영구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캄보디아는 지난 80년대부터 기축통화인 미국의 달러화를 자국화폐인 리엘(Riel)과 함께 공용통화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다. 일반 식료품 가게 상품들도 거의 달러화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을 정도다. 이러한 미국 달러화 경제는 국가적 자존심을 버린 정책이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 나라의 불안정한 경제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버팀목으로 작용해 왔다.  

캄보디아는 또한 10년 넘게 연 7%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다. 대외 채무는 73억 달러로 이중 단기 외채 비중은 2014년 말 기준 약 16% 대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정치적인 불안요소가 외국투자에 큰 걸림돌이자 복병이기는 하지만, 해외투자전문가들이 보는 장기적인 관점과 추세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금융업계가 욕심을 낼만큼 상대적으로 이자마진율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권 순이자 마진(NIM)은 1.56%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동남아시아 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은 대략 3~5%로 국내보다 2~3배 이상 높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캄보디아 MFI업계 순이자 마진은 15% 남짓 수준이었다. 잠재적 은행고객수요도 풍부하다. 제도권 은행을 단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고객은 전체국민 중 15%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미 캄보디아 금융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눈치 챈 일본계 금융회사들이 다수 현지에 진출한 상태다. 재일동포사업가 한창우회장이 소유한 마루한 은행도 현지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파타나 은행을 인수하는 등 일본금융기업들의 활발한 행보가 눈에 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장의 수익창출보다는 미래 투자안정성을 내다 본 장기적인 포석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금융사들도 하나둘 씩 현지에 진출하기 시작한 상태다. 수년전부터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우리은행 등이 진출한데 이어, 최근 전북은행까지 캄보디아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전북은행은 OK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러쉬앤캐시로 알려진 아프로파이낸스대부와 6대 4지분으로 지난 6월 일본계 SBI로부터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해 적극적인 현지공략에 나섰다.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증권 역시 캄보디아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캄보디아 현지 진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캄보디아 진출한 KB국민은행 전경.

일각에선 한국금융기업들의 잇따른 현지진출에 대해 지속되는 경기침체 및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 전략이라는 부정적 시각과 함께 우리나라 금융 회사들 간 과당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금융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장기적인 투자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긍정적 신호로 본다. 또한,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 진출이 세계금융시장에서 우리 금융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금융연합회의 캄보디아은행협회와의 금융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 단순한 양해각서 차원을 넘어서 우리나라 금융업계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캄보디아를 선택하기 위한 첫 수순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재외동포신문 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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