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사장을 모독하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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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사장을 모독하는 <조선>
  • 국민의힘언론개혁팀
  • 승인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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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사장을 모독하는 <조선>

2004/3/23 <조선> 일일 모니터 보고서

*남 사장을 모독하는 <조선> - 남상국 前사장 시신 발견 관련 기사

조선일보의 남상국씨 사망 관련 기사는 우선 기사량에서 다른 신문보다 월등히 많다. 무엇을 비중 있게 보도하느냐는 신문의 편집방향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전적으로 신문사 편집권의 재량이다. 하지만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있고, 그 가이드라인 중에 하나가 상식이다. 상식이 무엇이냐도 논란은 있겠지만, 다른 언론의 보도태도와의 비교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같은 날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3단 크기로 관련기사 없이 사실만을 보도하고 있는데 비해 조선일보는 스트레이트 외에 해설 기사를 따로 실어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한겨레, 경향이 설명형 표제와 함께 건조한 문체로 기사를 보도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恨 남아 못 떠내려갔나...뛰어든 곳 강바닥 모래 파묻혀”라는 표제에서부터 시작해 “아! 당신..”, “아, 어떻해!”, “여보! 당신이...당신이..”, “부인 실신” 등의 표현을 남발하며 감정과 연민을 자극하고 있다.

조선의 1면 기사 내용에서는 노대통령의 기자회견 중 일부 발언이 남전사장에 대한 ‘모욕발언’이라는 야당과 일부 보수 시민단체의 주장을 따옴표 없이 씀으로써 남전시장의 죽음을 노대통령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이 같은 보도는 조선일보가 분신 노동자를 보도하며 보인 태도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지난달 2월 15일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외치며 분신자살한 박일수씨 관련 기사를 보면 사건 이후 한겨레는 이와 관련해 7개의 기사를 싣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단 한차례 간단히 사실만을 보도했고 23일 이후부터는 관련 기사를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간의 갈등의 내용으로 몰아갔다. 또한 지난 11일 남 사장이 자살한 날 탄핵에 반대하던 한 시민의 분신에 대해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5단과 6단으로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1단으로 보도하는데 그치고 있다.

같은 자살 또는 자살시도임에도 <조선>에게 남사장의 죽음만 이토록 크고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로 남사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것일까? 설령 남사장 죽음이 각별하다 하더라도 신문은 객관적으로 이 사건의 전모를 보도해야 하며, 그 전모 중에는 남사장이 대통령의 형에게 3천만원을 건냈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 포함된다. 조선일보는 남씨가 3천만원을 건넸다는 사실만 간략히 언급하고 있을 뿐 이것이 ‘범죄사실’이라는 점과 이에 대한 진상 규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또한 사실을 그저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단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기사의 절대 분량, 그리고 기사 마다 이 죽음을 노 대통령 때문으로 몰아가는 것 등에서 보여지듯 조선일보는 남 사장의 죽음을 정치적 논쟁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죽은 자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이종왕 변호사가 대통령 탄핵보다 더 중요한가? - 노대통령 탄핵사건 대리인단 1차 답변서 제출 관련 기사

한겨레와 경향은 관련 사안을 각각 독립된 기사로 보도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탄핵 소추 진행에서 보면 곁가지에 불과한 한 변호사 개인의 신상이 국민이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인양 <옷로비 수사 이종왕 변호사, 노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로 보도하고 있을 뿐이다. 조선일보에게 탄핵이나 대통령 유고,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경제전망 좋은 것이 ‘오락가락’이냐? - ‘경제성장 전망’ 상승 관련 기사

한겨레와 경향은 각각 본지의 2면과 경제면에서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조선경제’라는 섹션지 2면에 <경제전망 석 달새 오락가락>이라는 표제로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또한 한겨레는 기사 내용에서 “수출과 내수의 괴리와 물가 불안”으로 인해 체감경기는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은 ‘수출 호조’에 대해서는 이처럼 축소보도 하고 있으면서 ‘내수불황’과 ‘물가불안’만을 따로 떼어 1면 톱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원인과 대책은 없고 문제만 키워라 - 대졸 여성 취업난 관련 기사

한겨레와 경향은 관련 기사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기업들의 문호가 여전히 좁고 이들의 일자리가 별로 늘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졸여성 취업난의 원인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의 사설에서는 이와 같은 원인 분석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여성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들로 내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원인 분석과 함께 구체적 대안도 반드시 제시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혁명적 제도개혁”이라는 모호한 해결책만을 제시하고 있고, <대졸 여성 실업자는 안 보이나>라는 표제로 정부 비난만 하고 있다.

*탄핵찬성의원들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 의사 표시 관련 기사

한겨레와 경향은 대통령 탄핵 규탄에 앞장섰던 시민사회 단체들이 탄핵안 표결에 참석하거나 찬성한 의원들을 4ㆍ15 총선에서 당선 또는 낙선 명단에 반영하기로 한 사실을 보도하고 있으나, 조선은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www.cybercorea.org) 언론개혁 조선모니터 게시판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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