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현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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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현지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4.03.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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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대표(우한 한향삼천리관리유한공사)

저는 지난 주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우한에 계신 두 분을 모시고 함께 광주에 내려가서 몇 년 전에 우한에서 임기를 마치고 한국에 가셨다가 다시 광주 법인으로 오신 분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광주에 가서 보고싶었던 사람을 2년 만에 상봉하여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꽃을 밤새워 피우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 분의 집에 초대를 받아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더군요.

그렇습니다
. 사람과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이 없는 세상은 참으로 삭막하고 황량할 겁니다. 인간이 지닌 여러 속성이 있지만 우리는 하늘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랑과 애정이라는 속성을 사용하는 데 아주 인색합니다. 동물에게는 세 가지 공통적인 기질이 있다고 합니다. 먹고 싸우고 싸는 겁니다. 이런 본능적인 기질을 잃어버린 동물은 생존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사람에게는 하늘이 준 사랑이라는 선물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동물인 우리 인간은 하늘을 사모하여 다른 동물과 달리 서서 걸어 다닌다고 합니다.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되는 겁니다. 하늘의 뜻을 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는 여느 동물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냥 먹고 싸우고 밤이면 생식 활동을 하는 동물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그냥 동물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특히, 나이 50이 넘은 때부터는 자주 하늘을 쳐다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가능한 싸우지 말고 가능한 적게 먹으려 합니다. 세상에서 싸우는 것은 물질이라는 돈을 벌려는 투쟁일 겁니다. 돈을 벌려면 싸워야 합니다. 도리가 없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많이 싸운 듯합니다. 동물의 본성입니다. 수컷이 암놈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강하고 튼튼해야 합니다. 그래야 싸움에서 이기는 겁니다. 동물은 이렇게 늘 싸웁니다. 왜냐하면 하늘을 쳐다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에 와서 현지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봅니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 하려면 현지화를 해야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주 뻔한 원리이고 당연한 말이기도 합니다. 외국 기업이 현지에서 현지화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사실은 이런 당연한 사실을 두고 우리는 아주 중요한 원리처럼 말을 합니다. 문제는 어떤 것이 진정한 현지화냐는 겁니다. 현지화는 글자 그대로 중국 현지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겁니다. 가능한, 핵심 인재와 주요 관리자도 현지인을 채용하여 중국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현지화의 골격이라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다만, 현지화를 수행하기에 앞서 우리는 현지의 사정을 잘 알아야 합니다. 현지의 상황, 즉 중국의 문화와 중국인들의 습관, 사고방식, 태도, 정신적인 구조, 특유의 관시문화와 해당 지역 사회의 특성을 알아야 현지화가 가능한 겁니다. 무턱대고 현지화를 외치기만 하면 회사가 뒤죽박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중국 현지화의 명분을 갖고 추진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겁니다. 현지 사정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현지화를 추진한다는 겁니까? 어렵고 힘든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중국에 와서 시도하는 것이 표준화입니다. 자기들이 수십년 동안 만들어서 잘 운영해오던 표준화를 중국 땅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겁니다. 결과는 실패가 됩니다. 현지에 맞는 표준화를 해야 하는데 자기 방식의 표준화 즉, 자국에서 성공한 표준화를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현지화와 표준화의 중간에서 고민을 하다가 표준화를 선택한 겁니다. 왜냐하면 현지화는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인내를 요구하고 효과를 보려면 많은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지화를 수행하는 세세한 방법을 배우려면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지난주에 광주에서 만나고 온 분은 제가 아는 많은 한국사람 중에서 중국 현지화의 개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입니다. 들어보니 어려운 처지에 놓인 현지 법인을 1년 만에 흑자로 바꿔 놓았다고 하더군요. 적자의 회사가 흑자로 바뀌는 일이 어쩌면 진정한 현지화일 것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꾸준히 현지화 작업을 통해서 마침내 흑자로 돌아서는 일이 현지화라는 뜻입니다. 외국 진출 기업의 궁극적인 현지화는 흑자 전환입니다. 현지화의 최종 목표도 다름 아닌 흑자 전환일 겁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됩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진정한 현지화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느껴보는 결론은 동반자적인 자세입니다. 현지화는 시스템의 표준화도 중요하고 적재적소에 현지의 우수한 인력을 투입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현지화된 중국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고, 함께 돈을 벌고, 함께 성장의 기쁨을 나누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인식을 현지화라는 작업과 동시에 정신적으로 심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효과가 나는 겁니다. 아무리 현지화를 표준화와 시스템이라는 이론적인 방식으로 외치고 만들어도 결과는 늘 신통치 않은 겁니다. 중국 직원들의 정신세계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중국적인 환경과 교육 내용이 만들어준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인간의 삶의 가치를 아주 흔할 정도로 동물적인 본성에 두려고 합니다. 우리도 대부분 그럴 겁니다.
 
동반자적인 가치와 정신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대표가 아닌 친구로서, 간부가 아닌 동지로서, 나이 어린 직원에게는 자식같은 마음으로 현지 상황을 물어 보고 대처 방안을 상의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주재원끼리 따로 모여서 중국사람 욕을 해봐야 표준화와 시스템은 겉모습이 잘 돌아가는 듯해도 흑자는 안 나는 겁니다. 함께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는 현지화 개념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도 이방의 땅에 봄비가 옵니다. 사무실로 나가는 발걸음이 무거울 수 있을 겁니다. 적자에서 허덕이는 현지 대표들의 공통된 마음일 겁니다.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진정한 현지화에 대하여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심은 어떠신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