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서 행복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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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서 행복은 뭘까?"
  • 이병우
  • 승인 2014.01.0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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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의 한양 통신 - 평생의 행복

▲ 이병우 (흑룡강 신문/ 온바오 닷컴 칼럼니스트)
지난 한 주간도 안녕 하셨는지요?
 
지난 한 주간의 우한 날씨는 참으로 좋았습니다. 봄날이 따로 없더군요. 아마도 우한의 1월 초의 이런 날씨가 아주 오랜만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럴 겁니다.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우한의 겨울 날씨가 이렇게만 된다면 정말로 더 바랄 것이 없을 겁니다.

저도 지난 주에 잠시 형주(징조우)에 다녀왔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밖을 내다보니 그야말로 봄기운이 완연하더군요. 1월 엄동설한에 때 아닌 봄바람이 살랑거리고 대지에는 푸른빛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섭리는 묘하더군요, 아무리 날씨가 영상의 높은 온도를 나타내도 땅속을 박차고 튀어 오르는 식물은 없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식물들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겁니다. 잠시의 따스한 기운을 즐기려다가 일생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겁니다.

아무튼, 지난 한 주간은 봄 같은 날씨 덕분에 참 행복했습니다.
 
햇살이 화사한 장강의 강변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아침에는 새로 이사 온 동네를 이리 저리 돌아보는 여유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중국 속담이 생각나더군요.
 
“한 시간의 행복을 원하면 낮잠을 자고, 하루의 행복을 원하면 낚시를 해라. 한 달의 행복을 원하면 결혼을 하고, 1년의 행복을 원하면 재산을 물려받아라.  하지만 평생의 행복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줘라.”

꿀 맛 같은 지난 일주일의 날씨를 즐기며 그냥 이유도 없이 행복했기에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인생의 행복이 뭐냐?” 는 겁니다. 위의 속담에서 말 한 것처럼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가능한 행복하게 살고 싶을 겁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눈을 붙이면 그래서 꿈같은 오수를 즐기거나 초여름 휴일 어느 날, 낚싯대를 챙겨서 한적한 호수나 강가에 앉아 세월을 낚으면 그 날은 해가 서편으로 지는 황혼의 시간까지 아무런 잡념도 없을 겁니다. 거기다가 엊그제 돌아가신 아버님이 제법 쏠쏠한 재산을 남겨주고 가셨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더구나 아내는 미스 코리아 반열에 드는 미모는 아니지만 아직은 성형외과에 견적을 의뢰 할 정도는 아닙니다. 가끔은 고양이처럼 앙칼지고 곰처럼 으르렁 거리기도 하지만 현재까지는 다룰(?) 만합니다. 여자가 너무 순해 터져도 매력이 없습니다. 대충 이 정도면 인간의 삶은 행복한 거 아닙니까?

그러나 속담은 이 모든 종류의 행복이 잠시의 행복이라 합니다. 기껏해야 한 시간 내지는 1년 정도의 행복이라 합니다. 그리고 진짜로 평생 행복하려면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라고 합니다. 나름 이유가 있을 겁니다. 틀린 이야기도 아닐 겁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의 의미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속담은 여기서 끝나질 않습니다.

평생의 행복 다음에 “영원한 행복”이 나옵니다. “영원한 행복을 원하면 그대 자신을 알라”고 합니다. 이래서 사람 사는 인생이 쉬운 게 아닙니다. 결국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여기서도 나오는 겁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행복한 삶이 “너를 제대로 알라”는 말로 귀결이 됩니다.

쉬운 말이지만 어려운 말입니다. 사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 말은 쉬운데 쉽질 않더군요. 자기를 스스로 아는 만큼만 절제하고 통제하며 살려고 하는 삶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무수한 고통과 좌절 그리고 어려운 고비를 수 십 번 넘어야 제대로 알게 되는 경지일 수도 있습니다. 아주 어렵습니다.

우리도 주변에서 이런 “자기를 잘 모르고 설치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과 높은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를 보더라도 그런 예는 아주 많습니다.
 
칼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관우의 청룡도와 조자룡의 번쩍이는 칼날에 순식간에 목아지가 날아간 “자기 자신의 실력을 몰랐던 장수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덤빌 사람에게 덤벼야 하는 겁니다. 그냥 아무에게나 막 덤비면 하나 밖에 없는 목이 공중으로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겁니다.

그렇게 패가망신을 한 사람들은 평생이 아니라 영원히 행복할 수가 없는 겁니다. 속담이 생긴 이유가 있을 겁니다. 우리가 사는 중국 교민 사회에서도 이런 망신(?)은 아주 흔합니다.

교민 사회의 단체나 여러 모임에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섣불리 나섰다가 망신을 당하는 겁니다. 차라리 낮잠을 즐기고 낚시를 하루 종일 했더라면 최소한 하루 정도는 행복했을 겁니다. 자기의 행복을 위해서 나서는 것이 봉사 단체의 우두머리는 아닐 겁니다. 남을 즐겁게 해 주는 일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코미디마냥 우스운 흉내를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희생을 해야 하고 대가없는 봉사를 해야 하는 겁니다.

저는 형주에서 돌아오면서 드넓은 평원의 초원이 왜 봄날 같은 날씨에도 감히 지면 위로 솟아나지 않는지를 생각 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영상의 봄 같은 기온이라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겁니다. 우주의 질서와 섭리는 이렇게 불변의 속성을 안고 오늘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충동의 삶이 아니라 진리의 삶을 사는 겁니다. 우주의 질서는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듯 했습니다. 일장춘몽의 행복이 영원한 행복을 보장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낮잠은 낮잠이고 아버님이 물려 준 재산은 나 스스로를 아는 것과 별로 연관이 없을 겁니다.

소식을 들어 보니 우한 한인(상)회도 새롭게 회장 선거를 한다 합니다. 그 간의 사정을 저도 보고 들어서 알고는 있습니다. 2년의 임기를 1년 만에 마치고 다시 선거를 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사정도 아마 나름대로 명분과 이유와 아픈(?) 사정이 있을 겁니다. 사무국장이라는 사람은 진작 사임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이유와 사정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우한 한인(상)회가 본인들이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직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이 건 잘못된 겁니다. 시골 동네의 70대 노인들의 친목회도 이런 식으로는 안 합니다.
 
비록 자기의 실력을 모르고 덤비긴 했어도 관우와 조자룡의 칼날에 목이 날아간 장수들은 최소한 주군을 향해서 끝까지 충성을 한 겁니다. 목숨을 기꺼이 바친 겁니다. 아주 맹탕 죽은 것은 아닙니다. 싸움에서 다행히 이기면 좋고, 질 것 같으면 도망이나 갔던 장수들이 아닙니다.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내 놓고 달려든 겁니다. 실력에서 졌지만 충성과 희생의 정신은 살아 있었던 겁니다. 세월이 가면 관우도 죽고 제갈량도 죽는 겁니다.

이방의 땅에서 오늘도 장강의 물결을 따라 세월이 흘러갑니다.

우리 우한의 교민들도 이런 저런 사연을 만들며 살아갑니다.

다만 바라옵건대, 이번에는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평생의 행복을 원하는 분이 새롭게 우리 우환의 교민 사회를 위해서 봉사 해 주시길 기대 해 봅니다.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날씨가 다시 이 번 주부터는 추워진다는 예보입니다.
 
이방의 땅에서 부디 몸 건강 하시고 새로 시작된 2014년 한 해도 가끔은 낮잠도 즐기시며 행복하시길 기원 합니다.
 
감사 합니다.

이병우 드림 (흑룡강 신문/ 온바오 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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