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주총연 최초 여성회장, 이정순 당선자
상태바
[인터뷰]미주총연 최초 여성회장, 이정순 당선자
  • 김수영 재외기자
  • 승인 2013.05.20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주동포의 진정한 대표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뼈를 깎는 노력”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제물포를 떠나 첫 이민선 ‘갤릭호’를 타고 호놀룰루 외항에 한인들이 내렸다. 한인 남성 56명과 함께 도착한 이들은 한인 여성 21명. 그리고 110년의 세월이 흐른 2013년, 250만 미주 한인들을 대표하는 미주총연의 제25대 총회장직에 최초의 여성회장이 당선됐다. 1977년 도미해 1999년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여성 한인회장을 지낸 이정순(64·사진) 당선자다.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03년 한인 친목회를 조직한 곳이자 하와이에 이어 독립운동의 요람이 된 곳이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가 오클랜드에서 당시의 국적 스티븐슨을사살해 민족정기를 만방에 알린 곳이기도 하다. 1909년, 도산 선생은 이곳에 미주 한인 최초의 통일기구인 대한인국민회를 창설했다.

이정순 신임 당선자는 지난 18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힐튼 노스이스트 호텔에서 총 122명의 정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총회를 통해 제25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 당선자는 유진철 현 회장의 불출마 결정으로 인해 지난달 단독 입후보했었다. 이 신임 당선자가 미주총연의 모태가 된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한인 여성회장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미주 한인 이민 110년 만에 미 50개주 160개 한인회를 대변하는 동포기관의 최초의 여성 당선자라는 사실은 미주 한인 동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8일 이 신임 당선자를 만났다.

▲ 지난 18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주총연 정기총회 및 25대 회장선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총연 내 반목과 갈등 풀고 화합에 중점… 소수인종과의 관계 개선”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 활성화… 차세대 정치권 진출 위한 터전 마련”

- 미주총연 회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앞으로 미주총연을 어떻게 끌고 나갈 생각인가?
: 미주총연 산하 8개 연합회와 함께 걸어가겠다. 각 연합회에서 미주 한인사회를 위해 하나씩 정책을 내고 실행한다 해도 모두 8개가 된다. 미주한인들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함께 완성해 나가는 미주총연이 됐으면 한다. 리더십의 본질은 ‘공감적 경청’이라고 생각한다. 각 연합회와 회원들의 의견을 끝까지 마음을 다해 경청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것이 회장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미주총연에 계신 분들은 이미 각 전문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분들이시다. 이 분들의 지식과 경험이 미주 한인사회를 위해 잘 쓰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냈으면 한다. 서로 화합하고 아끼며 다독여 가면서 열정적으로 미주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열정적으로 그리고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며 화합하는 미주총연을 이루고 싶다. 저 개인적으로는 미약하지만 격려와 조언으로 함께 해 주실 총연 내 선배 회장님들과 함께 고민하며 동포 사회를 이끌어 가실 현직 회장님들께서 힘을 더 해 주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미주 250만 우리 한인 동포들의 힘을 믿는다. 외적 팽창이 아닌 내적 충실을 통해 미주 한인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표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

- 제25대 미주총연 사업 계획에 대해 소개해 달라.
: 첫째 조국의 새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협력자로 인재 발굴 시스템과 인력 지원 시스템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한국정부와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둘째, 유진철 전임 회장이 힘썼던 ‘한-흑 관계’ 개선을 더욱 확대 강화하겠다. 1992년 LA폭동의 상처가 아직도 생생하다. 한-흑 대립은 우리 한인 사회의 손실이며 아픔이다. NAACP와 연 2회 정도의 대표 회담 개최를 정례화하고 의견 교환을 통한 공동의 목표를 찾아 상호간의 협조 체제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한-흑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타민족과의 관계 개선도 점차 개선해가는 미주총연을 만들고자 한다.

셋째, 세계 한민족 네트워크 활성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한민족 연락망 구축과 재정비를 이뤄 조국발전 기여와 한민족 상호교류 채널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넷째, 평화적인 남북관계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는 미주총연을 만들고자 한다. 우선 개성공단의 손실과 고통에 대해, 그리고 재활성화를 위해 총연 차원에서 신속한 해결책을 조국 정부에 건의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차세대의 정치권 진출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며 후원하고자 한다. 미주총연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하며 고민하겠다.

▲ 총회 다음날인 19일 오전 미주지역 전·현직 한인여성회장들이 모여 상견례 겸 간담회를 가졌다.

-미주총연 뉴스레터 발행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 민주평통 회장직을 맡아 봉사했을 때에도 뉴스레터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미주총연 뉴스레터를 발간해 각 연합회의 활동을 함께 나누고 격려하며 더욱 많은 미주 한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

- 미주총연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코윈(KOWIN) 서부지역 담당관으로도 차세대 여성들을 위해 힘써 왔다. 여성 리더십에 대해 조언해 달라.
: 여성으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내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이 세 가지 있다. 첫째가 가정에 충실하는 것이다. 내 남편과 자녀에게 먼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가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저녁에 행사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남편과 함께 했다. 두 번째는 가톨릭 신자로서 신앙생활에 충실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 최선을 다했다. 여성 리더십은 자신의 가정과 믿음의 기반이 되는 신앙, 그리고 커뮤니티에 충실할 때 우러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애틀랜타=김수영 재외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