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인터뷰> 오행겸 주EU대표부 대사
상태바
<재외공관장 인터뷰> 오행겸 주EU대표부 대사
  • 연합뉴스
  • 승인 2004.02.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 오행겸 주벨기에 대사 겸 주(駐)구주연합(EU) 대표부 대사는 13일 "오는 5월 EU 회원국이 25개국으로 늘어나면 우리나라에는 도전과 함께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EU 확대 과정을 면밀히 살피면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오행겸 주EU대표부 대사
오행겸 주벨기에 대사 겸 주(駐)구주연합(EU) 대표부 대사./


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www.yonhapphoto.co.kr



    오 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EU가 확대되면 4억6천만명의  인구에 세계 GDP의 4분의 1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권이 탄생하고 특히 대외교역 규모가 2.4조 유로로 미국(1.7조유로)을 앞질러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이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새 회원국들의 관세가 인하돼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회원국간 역내시장 의존도가 높아짐으로써 반대효과도 있을 수 있으며, 또 환경, 노동,  식품위생 등 분야에서 EU의 엄격한 기술규정이 적용돼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96년 체결된 `한.EU 기본협력협정'과 `공동 정치선언'을 바탕으로 정상회담 등 정치 대화를 활성화해 EU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특히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서 EU의 협조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동북아는 지정학적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비슷하다"며 "EU  통합이 분쟁과 갈등의 원인을 제거하고 평화기반을 구축하려는 데서 비롯된 것처럼  동북아도 먼저 분쟁과 갈등의 요인을 없애려는 노력부터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이어 역내 국가간 철도 및 도로 연결,  교역 자유화를 통해 경제협력체를 추진하고 한국은 이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동북아도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이 실현되면 항구적 평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일종의 `평화협력체' 추진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전망에 대해서는 "EU는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전력하기 위해 당분간 새로운 FTA 협상은 시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와의 FTA는 아직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선진 경제권인 EU와의 FTA 체결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여건이 갖춰지면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협정 체결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스위스 등  4개국으로 이뤄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이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EFTA는 EU와 FTA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한.EU FTA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사는 한.EU간 D램 및 조선 분쟁과 관련해 "한국과 EU간 교역규모 등을  감안할 때 통상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는 각국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합법적 권한"이라며 "반도체와 조선  분쟁이 양측간 우호관계를 해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ong@yonhapnews.co.kr
(끝)
2004/02/13 11:57 송고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