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하는 한상대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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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하는 한상대회 만들어야”
  • 박상석 편집국장
  • 승인 2012.10.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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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초대석/ 조병태 제 11차 세계한상대회장

지난 7월초 서울에서 만난 조병태 제 11차 세계 한상대회장은 “한상대회는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한상대회는 이렇게 끝난다. 변해야만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또 “한상대회가 10년 됐다. 10년이면 기초는 다져진 것이다. 이제는 동포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윈-윈 하는 자리이어야 한다. 한상이 발전하고, 재외동포가 발전해야 모국이 발전한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750만 재외동포의 60%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소규모 동포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한민족네트워크의 중심이 되자는 취지에서 한상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이제 열 살이 됐기 때문에 처음부터 새로운 한상대회, 한 차원 높은 한상대회, 미래를 준비하는 한상대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후에는 국내 중소기업과 자영업 종사자, 소상인, 그리고 한상들이 서로 참여하고 싶은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자신감을 보였던 그의 생각이 지금도 여전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는 “멋지게 잘 될 것이다”고 말했다. “7월초부터 직접 중소기업유통센터 손창록 대표이사를 만나 국내 중소기업 우수제품 1,200개 제품 가운데 300개를 엄선해 한상대회에 출품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300개 기업 중 미주지역을 순회하며 판로 개척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20개 중소기업들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한 방침도 밝혔다. 중소기업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 서울시의 지원 약속도 이미 확보한 상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조병태 한상대회장은 나아가 한상기업 중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뛰어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50개 제품을 선정해 함께 출품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참가기업 리스트를 보면 알 것이라고도 했다. 이때도 서울한상대회를 명실상부한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민족 최고의 비즈니스 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조 대회장은 “기발한 제품이 아닌 경쟁력 없는 상품을 내놓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TF팀을 구성하고, 한상 리딩CEO들이 참여하는 등 심사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지난 부산대회 이후 과자와 비누, 떡과 건강식품 등이 출품되고 있는 한상대회 전시장을 빗대어 ‘시골 풍물시장 수준’이라고 비아냥거리고, ‘먹자판 행사’라는 날선 비판과 지적을 의식한 설명이었다. 조 대회장은 “이번 대회를 제대로 진행하면, 차기 광주대회는 탄력을 받아서 중소기업 해외 진출의 가장 효과적인 창구가 될 것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LA, 뉴욕, 캐나다를 돌고 서울에 왔다는 조 대회장. 그가 “한상대회는 무엇보다도 참석한 한상들이 사고자하는 물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한상대회 참가기업들을 엄선할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성을 지닌 이들 선정위원들이 엄격히 심사한 기업만을 대회에 참가하도록 하겠다는 조 회장의 약속이 지켜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국내기업과 해외 한인경제인들이 함께 상생하는 한상대회 개최의 궁극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는 말 아닌가? 가슴 설레고 기대된다. 며칠 후 그 뚜껑이 열리는 한상대회를 통해서 한상과 국내 기업인들이 함께 그 진실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대회, 실질적 비즈니스장으로 전환
조병태 대회장은 “이번 한상대회가 서울로서 세 번째라 하지만, 1ㆍ2차 대회는 장소만 서울시에서 열렸을 뿐, 재외동포재단이 직접 진행했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로서는 첫 대회를 개최하는 셈이다”며 “올 한상대회에 World OKTA에서만 500명의 경제인이 참석하는 등 4,500명에서 5,000명 정도의 한상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되고, 가장 내실 있는 대회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엘리트 전시회, 사전 준비된 1대1 미팅으로 전환, 비즈니스 프로그램 중심의 대회 간소화라는 이번 대회가 지향하는 세 가지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질계약에 이르는 실적이 따르도록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으로, 저녁 시간에는 만찬과 뮤지컬 공연 등 문화행사만 진행함으로써 ‘먹고 노는 자리’가 아닌 실리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개회식을 오전 10시에 열고, 폐회식을 정오에 개최하고, 매일 열리던 세미나도 2일차 오전 비즈니스 서비스, 섬유ㆍ패션, 식품ㆍ외식, 첨단트렌드산업 등 업종별 4개 세미나로 줄인 일정을 짠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조 대회장은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처음 선 보이게 되는 ‘한상 토크 콘서트’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상 토크 콘서트를 통해 대회에 참가한 모든 경제인들이 함께 한상의 미래와 방향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는 한상들이 함께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 제대로 된 ‘대화의 장’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그는 또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을 설득해 대회 전시장의 일반인 출입을 제한한 조치에 대해서도 길게 설명했다. 그는 “전시회를 비즈니스와 관계없는 일반인들로 채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기업인 및 무역인만 가능하도록 결정한 조치를 한민족 최대의 비즈니스 무대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상대회 정치적 중립은 필수
조 대회장은 이번 한상대회가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린다는 점도 크게 의식하고 있었다. 한인 경제인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는 이번 대회에 대선 후보들이 개입하고, 재외국민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 인사들이 한상대회장을 홍보의 무대로 활용하려 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우려한 것이다.

조 대회장은 “대선후보의 축사는 물론 정치인 축사를 일체 넣지 않음으로써 정치가 관여치 않는 자리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포사회 상당수 인사들이 대선캠프에 줄을 대고 있다는 점도 조 대회장의 우려와 걱정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조 대회장은 정치인들의 축사를 배제하는 대신에 개회식 기조연설만큼은 “의미 있고, 내용이 있는 인물과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정치인이 아닌 명사를 초빙해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계산이다. 한상대회에서 일체의 정치적 활동은 배제하되, 사랑을 나누고, 교류를 활성화 하는 무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하겠다는 것이 조 대회장의 생각이다. 11차 세계한상대회 기간 중 리딩CEO들의 물품을 경매하여 불우한 국내외 다문화 가정을 돕는다는 ‘나눔의 장’ 계획도 조 대회장의 이런 철학과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다.

특히 동포단체 분열로 인하여 발생한 경제단체의 대표성을 어디까지 인정하며,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한상대회 운영위원회가 떠안고 있는 숙제다. 미주상공인총연과 재일한상련 등 몇몇 단체들의 경우에는 한상대회를 앞두고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병태 대회장은 “사실 그 문제는 아킬레스건이다”며 대회 참석은 모든 단체에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지만, 운영위 참석 문제는 단체의 대표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신중히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10일 후면 한민족 최고의 비즈니스 축제라 일컫는 한상대회다. 한상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일, 고민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또 동포사회가 만들어낸 묵은 숙제와 짐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차 세계한상대회는 동포사회와 한상네트워크의 미래를 운명 지을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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