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달라스 소수 인종간 대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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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달라스 소수 인종간 대합창
  • 이계송 해외편집위원
  • 승인 2012.02.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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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송 해외편집위원
▲ 이계송 한인회장

지난 11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인종간 '협력과 화합'을 주제로 달라스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역사적 현장에 참여한 소감을 나누어본다. 이 자리에는 전국 각 지역 한인회장 및 미국내 흑인계 양대단체로 NAACPNation of Islam 대표가 참석했고, 히스패닉계 양대 단체인 LULACAccion America 대표들을 비롯하여, 여러 흑인계/히스패닉계 언론사 종사자, 각 사회단체 대표들, 법조계, NBC-TV, 그리고 미법무부 조정관, 달라스 시장과 휴스턴 한인총영사관 총영사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최근 발생한 달라스 한흑간 갈등 사태를 상호 협력으로 진정이 되어가는 시점에 개최된 이번 행사를 역사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흑인계와 히스패닉계 전국조직 대표들과 한인대표들이 한 자리에 앉아 서로의 아픔을 얘기하고 이해하면서, 인종간의 벽을 허물고 함께 손을 잡자는 화합과 평화를 노래한 대합창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자리를 정부기관이나 정치가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재미동포 민초 한인들이 스스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는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컨퍼런스를 통해서 과거 인종차별의 역사가 아직도 알게 모르게 각 커뮤니티별로 지속되고 있다는 것과 모두에게 크고 작은 인종적 아픔들이 있음을 좀 더 리얼하게 알 수 있었다. 백인들에 이어 유태인들이 그리고 다른 소수민족들과 코리안들이 지난 수세기를 거쳐 교대해 가면서 흑인 지역에 들어와 사업하면서 자기들을 깔보고, 돈은 벌어가면서도 도와주는 것에는 인색하다는 흑인 대표들의 얘기들을 들었을 때 부끄러웠다. 히스패닉계의 아픔도 알 수 있었다. 흑인계와 때로는 불편하고 긴장관계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도 있었고, 한인들과는 동병상린의 처지에 있다는 것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서로가 상대를 스킨 칼러로 보지 말고, 같은 인간으로서 특성이나 성격(character)으로 보자는 마틴루터 킹 박사의 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인종간의 이해와 조화를 통해 보다 더 살기 좋은 내일의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우리는 상대를 딛고 내가 올라가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 서로가 함께 어깨동무하고 주류백인사회와 똑 같은 차원의 기회를 갖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하는 동지라는 것, 그래서 서로의 고난과 아픔을 껴안으며 상생의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는 것, 정치적으로 성공한 흑인사회와 경제적으로 성공한 한인사회는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는 것...이런 것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 시작이다. 250만 미주한인사회는 조국 한국에는 보물과 같은 자산이다. 재미동포들의 미국사회의 경험과 한국의 기술과 경제력이 협력적 조화를 이룬다면 미국내에서 코리언 파워가 유태인들만 못하란 법 없다. 그것은 소수민족간 동맹이 이루어지고, 그 동맹의 리더로서 한인들의 정치력이 신장될 때 그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흑인인구 35백만 플러스 히스패닉 인구 4천만 그리고 동양계를 합하면 1억에 육박한다. 미국의 1/3 인구에 해당하는 숫자의 정치력으로 못할 게 없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컨퍼런스에서 보여주었고, 특히 젊은 1.5세대 한인 리더들의 노력이 컸다. 미주총연 유진철 회장과 달라스 한인회 김태성 부회장, 2세 최정희 변호사가 그런 케이스로 언어장애가 없이 흑인사회 리더들과 평소에 맺어온 인간관계가 기본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는 이제 차세대가 재미동포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더불어 사족을 하나 붙인다면, 달라스 사태는 L.A. 4.29폭동사태처럼 조그마한 실수에서 생겼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손님은 왕이다. 우리 가게에 온 손님을 기쁜 마음을 갖고 돌아가게 해야 성공적인 사업가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맨으로 성공한 적이 있다는 달라스 시장이 연설 중에 강조한 말이다.

(이계송,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해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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