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러고도 대한민국 외교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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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러고도 대한민국 외교관인가
  • 서울신문
  • 승인 200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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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2003-12-20 (오피니언/인물) 사설 14면 10판 785자    
  
    
한국 외교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내부 고발로 드러났다.외교통상부 내부토론 광장 ‘나눔터’에 올려진 외교관들의 공금유용,공관 ‘밥장사’ 등의 비행은 충격적이다.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은 높은 윤리의식과 품위,그리고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봉사정신이 필요하다.그런 외교관들의 추한 비리가 반복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토론방 글에 따르면 외교관들이 사적 모임의 식사를 공금처리하고 있다고 한다.관저 만찬 때 사람 수를 부풀려 추가 경비를 챙기는 이른바 ‘밥장사’를 하는 공관장도 있다고 한다.딸을 공관직원으로 위장해 데려가는 대사도 있었다고 한다.이와는 별도로 한 전직 홍콩주재 영사는 부적격자에게 비자를 발급해주고 2억 7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17일 구속됐다.외교관이 ‘비자 장사’도 한 것이다.
외교관의 부조리는 감사원 감사 등에서 여러번 지적됐다.그런데도 근절되지 않고 있어 구조적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물론 대다수 외교관들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해외공관도 사실 점점 투명해지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고발 글이 두 달전에 올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공개된 후에야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외교부의 폐쇄성은 여전하며 개혁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외교부는 이번에도 적당히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엄히 문책하고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감사원도 감사를 강화하여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그나마 자체 비리를 고발하는 외교관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외교부의 내부 고발이 공무원 사회 전체의 공직부패를 줄이는 개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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