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편집 : 2019.8.23 금 16:49
오피니언
해외동포 정책과 재미한인 사회의 역할
dongpo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3.12.12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장태한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 소수민족학: Ethnic Studies)

<서론>
        
세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와의 전쟁과 북한 핵 문제가 국제 사회의 위기 의식을 조장하고 있으며 한-미 관계의 재정립, 주한미군 철수, SOFA 개정, 그리고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등의 이슈도 크게 부각하고 있다. 참여 정부를 표방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노무현 정부는 내적으로 개혁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실리를 얻는 대외 정책을 추구해야 하는 책임을 띄고 출범했다.

다행히 노무현 대통령은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개혁 성향의 지도자로서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 정책을 과감히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당면 위기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총체적 위기는 총체적인 개혁을 실천할 수 있는 정책 수립과 제도 마련, 그리고 적극적인 국민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국제 경쟁력 강화 및 실리 외교를 추구하기 위해 해외 동포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개방적 민족주의 시각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고 싶다.

즉 21세기의 국제 경쟁 시대를 맞이하면서 해외 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으며 그에 부응하는 해외동포 정책 수립이 절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해외 동포들도 한국 사회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면서 한국의 발전에 기여하며 동시에 해외 동포도 개혁을 통한 내실 성장을 하여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부상조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한 미래상이다. 따라서 올바른 해외 동포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우선 해외 동포와 모국과의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부상조의 관계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해외동포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근대 한국인의 해외 이주는 19세기 말 경제적 이유로 만주로 이주한 빈농들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식민지화(1910-1945) 하면서 경제적·정치적·군사적 이유로 강제 연행된 징용, 징병, 그리고 성 노예 등이 만주, 소련, 상해, 일본 그리고 동남아  지역 등으로 이주하면서 해외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세기 초 하와이를 포함한 미주로의 노동 이민, 정치망명, 유학생, 그리고 사진신부 등 미주 지역으로의 한인 이주가 시작 된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 후, 1970년대에 들어 와서 고학력, 중산층의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급증하면서 소위 미국 이민의 붐이 일었고 1970년 고작 7만 명에 지나지 않았던 재미 한인 인구는 2000년 1.1 백만 명으로 급증했다. 1970년대에는 미국으로 이민가는 것이 하나의 '특권'이었으며, 따라서 미국으로 이민가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질시 감정이 동시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제 해외 동포 인구는 남한 인구의 10%를 넘는 5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제 그 규모로 보나, 지구촌 시대의 국제 상황으로 보나, 나아가 한국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해외 동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정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 글의 주목적은 첫째, 한국의 급변하는 사회, 정치, 경제적 상황에 비추어 해외동포 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하는데 있으며, 둘째, 한국인의 의식개혁을 주도할 학계, 언론계, 그리고 정치인 등 지식인층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하는데 있다. 셋째, 한-미 관계에 해외동포가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인식과 함께, 한-미 그리고 재미동포 사회와의 삼각관계를 동반자적 위치로 설정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며, 마지막으로 해외동포 정책을 세우고 심의하며 실행에 옮기는 "해외동포 자문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한국 정부와 해외 동포 정책>

1990년 대 이전까지 한국 정부는 해외 동포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며 독재 정권 연장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필요시에만 사용하는 존재로만 여겨졌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외 동포 정책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해외 동포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며 탄압의 대상일 뿐이었다. 즉 한국 정부의 해외동포 정책은 사실상 '무 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해외 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졌기 때문에 해외 동포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였다.

해외 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기인하며 그 이유는 다음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중요하게 가르쳐 온 한국의 폐쇄적 민족주의 관은 해외 동포를 1960 - 1970년대 한국이 가난과 빈곤에 허덕일 때 자신들만 잘 살아보겠다고 떠난 사람들로서 '반 애국자'로 낙인을 찍었다. 즉 폐쇄적 민족주의 시각에서 해외로 나간 동포들을 '조국을 배반하고 떠난 사람'들 취급을 했기 때문에 해외 동포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을 수 없었다.

둘째, 한국의 국내 문제가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해외 동포 문제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것이 당시의 현실이었다. 빈곤과 가난을 극복하려고 총력을 다하던 1970년대에 한국을 떠난 해외 동포에 대한 관심이 있을 수 없었다. 또한, 냉전논리가 지배하던 1960 - 70년대에는 중국이나 소련 동포들과의 접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해외 동포 문제의 현실적 접근이 어려웠다는 국제적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재일동포 사회는 민단과 총련으로 분열되었으며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셋째, 잘사는 나라 미국으로 떠난 사람들에게 지원과 도움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고성장 정책을 추구하면서 온 국민에게 절약과 저축을 장려했고 한국인들의 해외 이주를 억제한 1970년대의 상황에서 해외동포 정책이 수립되지 못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넷째, 정당성(legitimacy)이 결여되었던 독재정권이 재미 동포 (혹은 재일 한인) 사회를 독재정권의 정당성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고, 심지어 동포 사회의 분열을 조장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해외 동포 정책이 수립되지 않은 중요한 이유가 될 뿐만 아니라, 재미 동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다섯째, 재미 한인 사회로 파견 나왔던 외교통상부의 관리들이 재미 동포 사회를 보는 시각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는 사실도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독재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담당했던 외통부 공무원들은 한인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갖게 되었다. 주지할 사항은 군사 독재 정권 시절 해외 공관의 주임무는 해외 동포 사회를 분열시키며 소위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해외 동포들의 목소리를 공권력과 탄압 그리고 어용단체를 동원하여 억압시키는 것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미 한인 사회의 여론을 무력화하는 것이 주 임무였던 재미 주재 공관원들은 재미 동포 사회를 친한파와 반한파로 분열시키는 정책을 세웠으며 그 후유증으로 재미 한인 사회의 분열은 지금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으로 파견 나온 외교부 관료들은 재미 동포들을 '잘사는 나라 미국으로 도망가서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며 감투싸움만 하는 사람'들로 인식하게 되었고 따라서 그들을 배려하는 해외 동포 정책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한국의 지식층 또한 해외 동포 문제에 대하여 너무 무관심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보수-중도-진보 성향 모든 지식층이 범한 '과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식인층, 특히 진보적인 지식인층의 의식 개혁을 통한 새로운 해외 동포 정책 수립에의 참여와 노력이 절대 요구되고 있다.

<해외 동포 정책의 필요성>

해외동포 정책은 왜 그리고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그것은 해외동포 사회는 물론 한국의 국익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자각이 출발점이다. 최근 해외 동포를 민족의 자산으로서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한 첨병으로 활용한다는 새로운 인식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시각의 전환 때문이다. 재외동포재단이 해외의 한인 상인들을 하나로 묶는 "한상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재외동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필자는 해외동포 정책의 필요성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자 한다. 첫째는 대미 정책 수립 차원에서 재미동포는 한-미 관계에 큰 변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경제적 측면에서 상부상조의 관계로 발전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또한 해외 동포는 한국의 문화를 보존하고 재창조하여 세계에 널리 알리는 첨병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한-미 관계, 재미동포-모국 관계 그리고 미국 내에서 주류사회와 한인 사회와의 관계는 재미 한인의 위치와 역할을 구조적으로 설정해 주고 있다. 즉 재미 한인은 미국 시민으로서 미국의 대한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으며 한-미 관계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재미 한인 사회의 정치력 역량이 커지면 미국의 외교정책 수립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 시민으로서 재미 한인들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 동등한 한-미 관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재미 한인들이 민권단체를 조직하여 동포 사회의 민권보호, 인권 확립, 정치력 신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동시에 조직력에 기초한 로비 활동을 전개하여 동등한 한-미 관계로 발전하는데 일조하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재미 한국인들을 적법한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참정 민주주의 미국은 선거권이 있고 적극적으로 정치력을 행사하는 조직과 단체의 로비 활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만약 재미 한국인의 정치력이 신장되고 위상이 크게 향상된다면 미국 연방의회나 상원에서 한-미간의 입법 처리가 한국에게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처리되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유태계 미국인들은 강력한 로비 그룹으로 미국의 대 이스라엘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선거에서 대선 주자들은 한결 같이 친이스라엘 정책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유태계 미국인들의 지지 없이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미국 유학생 출신이 학계, 정계, 그리고 재계 및 주요 공직을 차지하고 있으나 미국 통 또는 미국 전문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1997년 IMF 협상 때 한국 정부는 또 한번 국제 협상의 무기력함을 보여 주었다. IMF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별다른 저항 없이 수용하고 말았다. 물론 당시의 긴박한 상황에서 IMF와 밀고당길 처지가 아니었다는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IMF와 저울질하며 구제금융 조건들에 대해 협상하여, 한국이 무조건 수용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1980년대 이후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발생할 때마다 번번이 '참패'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것은 국제 협상을 실리를 추구하며 효과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물론 한국 관리의 전문성 결여와 한국 정부 조직의 수직적 체계가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만약 미국 시민인 재미동포들이 강력한 압력단체를 구성하고 활발한 정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들이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강력한 로비 활동을 전개하면, 미국 정부도 '수퍼 301조'를 발동하겠다는 엄포를 쉽게 할 수 없게 된다. 이스라엘의 경우 재미 유태인들의 강력한 조직력과 정치 활동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실시하도록 만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스라엘 수상이 미국 방문할 때 미 대통령과 떳떳이 고자세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것도 바로 유태계 미국인들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반면 재미 한국인의 경우 한 목소리로 미국정부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압력단체'가 없기 때문에, 재미한인들의 정치적 위치는 물론이고 한국의 대미 정책 수립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재미 한인의 '압력단체' 구성은 소수민족으로서의 권익 신장과 민권 보호 차원에서 재미 한인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동시에, 한국으로서도 '로비' 활동을 전개해 줄 수 있는 아군을 얻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미 한인 사회를 지원하는 구체적인 해외동포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해외동포 정책 수립은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대기업 또는 재벌 중심의 수출 정책을 추구해 왔다. 대규모 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정책을 선호하면서 대량 주문을 하는 해외 기업과 연계를 맺는 반면, 주로 중소 기업을 운영하는 해외 동포 기업가들은 오히려 기피해 왔다. 대만이나 홍콩의 경우 해외에서 살고 있는 화교 기업가들과 연계를 맺고 상부상조하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만, 홍콩 기업과 외국의 화교 기업들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 기업들도 현지 사정에 익숙한 해외 동포들의 know-how를 자산으로 생각하고 같이 성장하는 자세와 정책이 필요하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해외 동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한국 문화는 아직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문화원이 '문턱 낮추기' 정책을 수립하고 한인 사회는 물론 타민족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홍보 정책을 벌여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미국인의 일반적인 인지도는 아직도 매우 낮다.

한국어, 한국학, 또는 한국 문화를 해외로 알리기 위해 국제교류재단 (Korea Foundation)은 매년 수백만 불의 기금을 해외의 유명 대학 또는 박물관에 기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나마 미국 대학에서 한국학은 지난 10년 간 급성장을 했다. 그러나 지원이 지나치게 유명 대학 또는 유명 박물관에 편중되어 지원되기 때문에 그 파급 효과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데 국제교류재단의 예산이 삭감 위기에 처하여 큰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한국학과 한국을 세계에 홍보해야 하는 현실에 비추어 극히 근시안적인 잘못된 정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일본 홍보를 위해 엄청난 액수를 매년 해외에 지원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국제교류재단의 예산을 증액하기는커녕 오히려 삭감한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해외 한국학 육성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해외 동포 사회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한국의 언어, 문화, 전통을 보존하고 자녀들에게 전수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이런 사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은 생색내기 수준이었다. 국제교류재단이 하바드 대학에는 300만 불을 지원하면서도 동포 사회의 숙원이었던 SAT II 한국어 채택 사업을 위해서는 5만 불을 마지못해 지원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해외 문화 지원 정책의 모습이었다. 무조건 일류, 명문, 잘 알려진 이름을 선호하고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해외 동포들은 이미 그곳에 정착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과 협조하여 한국의 문화, 언어, 전통을 보급하는 정책이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 정부는 재미 동포들의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하여야 한다. 미국은 법을 개정하여 영주권자가 365일 이상의 형량을 선고받으면 형기를 마친 뒤 무조건 추방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한인 재소자들이 미국 감옥에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는 보도도 자주 접하고 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인 사회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필수적일 것이다. 그러나 국제법상 한국 정부의 법적 대응과 협상도 매우 절실하게 필요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한국과 재미 한인 사회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관계가 아니고, 서로 도움을 주는 상부상조의 관계로 발전되어야 한다.

<해외 동포의 새로운 역할>

다민족 다 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재미한인들은 한국인들의 편협적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개방적 민족주의로 개혁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지인이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첫 소감을 '하늘이 넓게 보인다' 라고 했다. '하늘이 높게 보인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넓게'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시야가 넓어진 느낌을 갖게 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좁은 땅에서 서로 시기하고 지나친 경쟁심과 이기주의 의식만 고취시키는 문화 속에 살면서 한국인들은 좁고 편협 된 시각에 빠지게 되었다. 이제 그런 의식과 문화, 제도는 총체적으로 개혁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인의 총체적인 의식 개혁과 사회 개혁에 재미 한인들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모국과 해외 동포와의 관계는 집 떠난 자식과 친정의 관계에서 동반자적 관계로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를 의미한다. 재미 한인들의 위치가 향상되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재미 한국인의 미국 내에서의 지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모국의 경제적 어려움에 재미 한인들이 상당한 액수를 송금했으며, 외평채 구입, 모국 상품 구입에 앞장서는 등 모국의 경제 회복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모국과 해외 동포와의 상부상조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재미 동포 사회는 한국의 통일에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우선 냉전의식을 과감히 청산하는데 재미 한인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제 70, 80이 된 이산가족들에게 냉전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가족을 만나 보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는 것이 수많은 이산 가족들의 심정이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그리고 민족의 염원을 하루빨리 성취하는데, 재미 한인들이 교류하고 공동투자하며 동질성 회복을 앞당기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재미 한인사회 개혁 청사진>

재미 한인들이 코리안 아메리칸의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미 관계 및 모국의 발전에 기여하려면 미주 한인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내가 그리는 변화된 한인사회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1960년대 말부터 이민 온 1세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급성장 했고 또한 그들이 한인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주도권을 쥐고 이끌어왔다. 그러나 당시 어린아이들이었던 1.5세들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40대 전문가들로 성장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이제 이들이 한인사회의 주역으로 나설 때라고 생각된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이민 1세들은 차세대들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데 뒤에서 밀어주는 후견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즉 미주 한인사회도 세대 교체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1세 중심의 한인사회의 병폐는 지나친 명예욕과 감투싸움이다. 한인사회에 단체와 조직이 많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들 회장님 또는 사장님으로 불리길 원한다. 교회에서조차 장로 직분을 마치 벼슬하는 것처럼 여기는 풍토는 1세들의 지나친 명예욕을 잘 보여주고 있다. 1세 중심의 한인사회의 조직과 단체는 별로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연일 분규와 갈등이 그치지 않았으며 한인회장 선거 분규는 연례행사처럼 돼 버린지 오래이다. 툭하면 소송이 제기되는 감투싸움, 이제는 끝나야 한다.

한인단체들은 회장제도를 없애고 전문지식을 갖춘 사무총장 제도로 전면 개혁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회장은 위에서 군림하는 사람인 반면 사무총장은 실무를 직접 담당하면서 열심히 봉사하는 직책이다. 한인회장 대신 한인회 사무총장이 한인사회의 대표 역할을 담당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주류사회와의 연결의 고리를 만들면서 한인사회의 정치력 향상과 권익옹호에 앞장서는 단체로 거듭날 때 한인회는 진정 자타가 공인하는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기관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일명 평통으로 불리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도 개혁의 대상이다. 새로운 정권이 탄생할 때마다 빚 갚기 위한 방편인지 평통 위원의 숫자는 불어났으며 평통 위원 선정 시비는 2년마다 발생하는 행사가 돼버렸다. 특히 이곳 로스앤젤레스의 평통 위원 숫자가 280여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평통 위원으로 선정되지 못하면 마치 지도급 인사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모두 평통 위원이 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다.

평통은 한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자문역할을 하는 단체라는 명분을 갖고 있으나 기여한 업적이 별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제 평통의 근본적인 대 수술이 필요하다. 평통을 전면 폐지하거나 정말로 한국의 평화통일에 대한 자문을 할 수 있는 소수의 전문가로 평통을 개편하는 것을 제안한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의 통일 정책을 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1.5세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한인교회의 개혁이 절실히 요구된다. 교회 개혁이 곧 한인사회 개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전 근대적이고 보수적인 한인교회는 1.5세와 2세, 그리고 차세대들을 포용할 수 없다. 보수적 한인교회는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역기능적 역할을 더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인교회는 민주적인 절차로 운영되고 재정의 투명성이 보장되며 목사와 교인간의 관계가 종속이 아닌 평등의 관계에서 대화와 토론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열린 교회가 되어야 한다. 장로와 집사와 같은 직분이 명예의 상징이 아닌 진정한 봉사자가 될 때 한인교회는 발전할 것이며 한인교회가 한인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의 개혁은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인사회의 고질적 병폐중 하나인 언론사의 과잉경쟁도 개혁의 대상이다. 미주 한인 사회의 신문은 중앙일보와 한국일보가 경쟁하고 있는데 모국지이기 때문에 모국의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독재정권 시절에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충실히 한 역사가 있다. 이 둘 신문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한국적 상황을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하고 있으며 자사의 영리를 위한 과잉경쟁으로 한인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경우도 많다.

재미 한인들은 미국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새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즉 미국 시민으로서 절세는 하되 탈세를 하면 안될 것이다. 재미 한인 사회는 주체 의식을 확고히 하며 정의 수호를 위한 조직과 단체를 설립하여 권익옹호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줄 중요한 자산일 것이다.

<재미 동포 사회의 미래>

재미 동포 사회의 미래를 필자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 문제 해결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재미 한인 사회의 미래는 암담하며 새로운 역할을 담당할 수 없을 것이다.  

첫째는 1.5세와 2세들의 문제이다. 그들이 재미 한인이라는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을 때 재미 한인 사회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그러나 1.5세와 2세들은 미 주류 사회에 동화하는 교육을 받고 자라나고 있다. 미국(백인)은 우월하고 그 외(한국적)는 열등하다는 잠재의식을 갖고 자라나고 있다. 그들에게 재미 한국인 (Korean American)의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시켜 주는 것은 한인 1세들이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보람된 유산이자 사업이다. 1995년 SAT II 한국어가 채택됐다. 필자는 이 사업을 재미 한인 사회의 미래가 걸린 사업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추진했다. 우리 자녀들이 대입 시험에서 100점 또는 200점 득점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2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 그리고 Korean American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준다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니는 사업이었다. 2세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이민의 역사와 인물사를 접하면서 Korean American으로서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정체성을 확립하며, Korean American의 공동체 의식을 확립하게 하는 것이 SAT II 한국어 시험 채택의 중요한 의미였다.

둘째는 정치력 신장의 문제이다. 정치력 신장은 재미 한인이 이루어내야 할 숙원이다. 재미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 없이는 재미 한인 사회의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인 정치가를 배출하는 것이 한인의 정치력 신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한인 정치가를 많이 배출시키는 것이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정치력 신장의 첫걸음이다. 그러나, 한인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한인 정치가 탄생이 바람직하지, '백인의 대변인'으로서 백인 보수 세력의 방패 역할을 하는 한인 정치가는 오히려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방해 요인이 될 뿐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싶다. 필자는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전국적인 민권 단체의 조직이 더욱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한인회는 한인 사회의 대표기관임을 자처하나 주류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항의하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응을 할 수 있는 민권단체가 한인 사회에는 없다. 흑인 또는 유태인 커뮤니티의 경우, 흑인과 유태인 민권단체들은 흑인, 유태인 사회에 불리한 법안과 언동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다. 한인 사회도 전국적인 규모의 민권단체를 조직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 영어권의 젊은 세대 중심으로 동포연합이 구성되고 반 이민법 반대 등의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아직 1세들의 참여와 호응이 부족하여 한인 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로의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는 실정이다. 한인 1세들은 이러한 조직 활동에 적극 호응하고 참여하여 1.5세와 2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교회의 개혁 없이 밝은 한인 사회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재미 한인의 70% 이상이 교회를 다니고 있으며 교회는 한인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 교회가 한인 이민 사회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교회는 물론 종교 단체이다. 그러나, 교회는 한인 사회의 가장 중요한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정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개인의 신앙 문제를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고 교회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여 교회의 거듭남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민 교회는 배타성을 과감히 타파하고 '포용성'을 강조해야 한다. 한인 교회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타민족에 대한 포용과 아량을 보여야 한다. 이민 교회는 또한 한인 사회의 정치력을 신장하는데 가장 큰 저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보수주의 교회도 정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흑인 교회는 바로 흑인 정치력의 근원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철저히 정치를 배척하고 있다. '정치'를 배척하는 것 그 자체도 상당히 정치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인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 참여하여 동포 사회의 존경받는 목회자와 교회가 많이 있어야 밝은 한인 사회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다문화 한민족 네트워크>

재외동포재단은 2002년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한민족 네트워크 결성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한민족 네크워크라는 말은 이전 김영삼 문민정부가 주창했던 한민족 공동체 개념보다 구체화 된 한 걸음 진전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즉 한민족 공동체의 개념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을 한민족 공동체로 묶어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의식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반면 한민족 네트워크는 해외로 진출한 해외 한인들의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이 주목적이며,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네트워크를 형성시키는 것에 그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정부가 이처럼 한민족 공동체 또는 한민족 네트워크 결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9년 중국의 문호개방 이후 중국의 근대화와 경제 발전에 화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교훈에서 기인한다. 즉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의 개방정책 실시 이후 해외에 진출한 중국 상인(화상)들의 자본이 중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으며, 중국 경제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제 한국 정부가 해외에 진출한 한인들을 모국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민족의 자산이라는 인식을 하기 시작했으며, 해외 동포 사회를 한민족 공동체의 테두리로 묶으려는 정책을 세우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한민족 공동체 내지 한민족 네트워크 사업은 아직 정확한 개념 설정이 부족하며 뚜렷한 목적도 불분명한 것 같다. 아울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모색도 미흡한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즉 중국 화교들이 중국 경제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했기 때문에 해외 한인들도 한국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한민족 네트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정확한 개념 설정, 목표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을 설정한 후 실현성을 검토한 뒤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즉 한국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한민족 네트워크 개념의 핵심은 한국 정부가 주도 역할을 하고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 한국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보조를 하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

물론 네트워크를 조직하려면 주체가 있어야 하며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중심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이 한민족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혈통주의에 근거한 19세기 식의 전근대적인 혈통주의 사고방식에 기인한 정책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요컨대 21세기에 맞는 한민족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보다 능동적이고 개방적인 다 중심/다 문화 한민족 네트워크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민족은 각자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 그리고 정치, 경제적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한국 중심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각자가 속해있는 현지 사회가 각자의 중심이 되며 다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개방적 네트워크로서 세계화 또는 국제화 시대에 맞는 한민족 네트워크가 형성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해외에 진출한 해외동포의 연결망이 형성되면서 각자 속해있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충실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모국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한민족 네트워크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결론>

이제 재미 한인 사회도 미국 사회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당면한 인종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한인들은 미국 사회에서 '백인'처럼 살기 위하여  '백인화'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소수민족의 일원으로서 타 소수민족과 연대하며 소수민족의 권리를 추구하면서 당당하게 살아나갈 것인가? 재미 한인 사회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필자는 소수민족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이중언어, 이중문화권을 형성하고 다민족 사회인 미국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추구해 온 "무조건적인 현지화" 정책은 재미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시키는 정책이며 모국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위험한 정책임을 인지하고 재미 동포들이 자랑스러운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는 한국 정부의 해외 동포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모국과 해외동포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부상조의 관계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즉 해외 동포를 한국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의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국제 경쟁의 시대로서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능동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 동포가 한국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병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동시에 현지 사회에서의 정치, 경제, 문화적 힘을 향상시켜 해외 동포 사회의 위상도 강화 할 수 있다. 올바른 해외 동포 정책은 21세기의 한국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능동적인 관점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따라서 해외 동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한 올바른 해외동포 정책은 바로 '참여 정부'를 표명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가 실천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노무현 정부가 개혁을 통해 경제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외 동포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도울 것이다. 또한 한국 정부도 해외 동포들이 각 지역에서 역경을 이기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직접 그리고 간접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해외 (재미) 동포 사회도 개혁을 통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해외 동포 정책은 재미동포 사회의 개혁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재미동포 사회에 대한 문화 지원을 대폭 확장하고 정치력 신장을 위한 직접 또는 간접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재일, 재중, 재러시아 동포 사회는 각자의 고유한 역사적 경험과 위치에 서 있기 때문에 현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해외 동포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해외동포 자문위원회"를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하여 한국 정부의 해외 동포 정책 수립을 하는 것을 제안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단체장 중심으로 자문위원이 선정되서는 안되며 전문가 중심으로 인원이 선정되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중국 지역에서 2-3명 씩 10명 미만의 소규모 그러나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 국내의 전문가들과 함께 해외 동포 정책의 방향 설정 및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dongpo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제21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작 발표…...
2
‘대만 한인 100년사’ 출판기념회 광복...
3
월드옥타, 미국 라스베가스 지회 설립
4
베트남서 처음 열린 광복절 기념식
5
쓰촨성 청두서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
6
“2028년까지 산림면적의 28% 국유화...
7
한국-과테말라 무상개발협력 기본협정 체결
8
제3회 한-중 어린이 교류예술제 선양서 ...
9
대양주에서 100년 전 독립운동의 함성이...
10
[기고] 수단, 문민정부와 경제 개혁을 ...
오피니언
[역사산책] 발해의 본래 이름은 ‘대진국’
고구려가 패망할 때 ‘후고구려’의 깃발을 세우고 일어난 사람은 대중상과 그 아들 대조영
[법률칼럼] 유승준 판결의 의미 (2)
따라서 현재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이야기들과는 달리, 유승준은 관광비자로도 한국에
[우리말로 깨닫다] 사람을 만나며 살다
세상을 산다는 말은 사람을 만난다는 말과 같은 말로 보입니다. ‘살다’와 ‘사람’은 같은
한인회ㆍ단체 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3173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711호(내수동, 대우빌딩)  (주)재외동포신문사 The overseas Korean Newspaper Co.,Ltd. | Tel 02-739-5910 | Fax 02-739-5914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0129 | 등록일자: 2005.11.11 | 발행인: 이형모 | 편집인: 이명순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명순 
Copyright 2011 재외동포신문. The Korean Dongpo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