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은 동포사회 절반의 이슈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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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은 동포사회 절반의 이슈에 불과”
  • 강성봉 기자
  • 승인 2010.05.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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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빈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5월 8일, 워싱턴 해외한민족대표자대회 둘째날 본회의장, 사회자가 질의응답을 하지 않고 회의를 마치려 하자 항의성 질문이 터져 나왔다. 첫번째 포문을 연 사람이 김호빈 실리콘 밸리 한인회장이었다.

“한민족 대표자대회가 모국의 참정권만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각합니다. 참정권은 동포들이 현지 지역사회에 제대로 정착한 다음에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요?”

김호빈 회장은 투표권도 없으면서 본국의 정치적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많은 한인회장들과 크게 달랐다.

“참정권문제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충돌하는 측면과 보완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많은 동포들이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따라서 복수국적이 모든 재외동포에게 주어지기 전까지는 참정권 문제는 절반의 이슈에 불과하게 됩니다. 전세계 한민족이 모이는 한민족대표자 대회에서는 다양하게 여러 측면에서 한민족의 이슈를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회장이 되는 과정에서부터 실리콘밸리 한인사회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20여년만에 경선으로 치러진 첫 실리콘 밸리 한인회장 선거에서 김 회장은 과반수가 넘는 득표를 하면서 큰 표 차로 상대 후보를 이기고 회장에 당선됐다. 한인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동포사회의 열망이 그의 당선을 가능케 한 것.

“회장 취임식 때 주 의원, 연방 의원은 물론 다른 소수민족 사회의 대표들까지 초청했습니다. 실리콘 밸리 한인회가 주최한 행사에 이렇게 주류사회 멤버들과 타 커뮤니티 멤버들이 참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실리콘밸리 한인회 조직의 확대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한인회에 IT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대거 참여시키고, 앵글로색슨계 미국인은 물론 중국, 베트남 필리핀계 등 타민족 커뮤니티의 대표들을 영입한 자문 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민이란 개념 자체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어요. 옛날 미국에 이민 간다고 하면 ‘영원한 이별’로 생각했지만 지금이야 지구촌 시대 아닌가요?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해 동포의 개념을 새로이 정립할 필요가 있어요.

김회장은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해 타 커뮤니티와의 연대뿐 아니라 세대간의 연대 또한 강조한다. 회장 선거에서 1.5세, 2세들과의 협력 강화, 실리콘밸리가 갖고 있는 브랜드의 지역사회 활용, 한인회 홈페이지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인 사회에 한국과 미국을 모두 아우르는 단체도 필요합니다. 한인회가 인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등 모든 측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민족의 지도자들이 각 나라 각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영역에서 리더십을 갖고 동포들의 현지 정착을 도와주고, 후세들에게 사회봉사, 사회참여 활동을 적극 권유해야 합니다.”

김 회장이 전세계 한민족의 지도자들이 모이는 해외한민족대회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여기는 까닭이다.

“개인적으로는 디아스포라 연구소를 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구소를 만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포들의 뜻을 같이 모아 다양한 경험을 교류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경험의 정수를 짜내야 새로운 활로가 만들어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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