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오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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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오교수 인터뷰
  • 이성
  • 승인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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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4일 서울에서 경실련 국제연대 주최로 열린 ‘일본인의 재일동포 가해문제 대책회의’에 만나기 어려운 인사 한사람이 참석했다. 서울에 처음 방문했다는 조총련계 조선대학교 교무부부장 오규상교수가 그다. 최근 들어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이 드러난 후 일본에서는 치마저고리 차림의 조선학교하생에 대한 폭언, 폭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교수는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우리 동포들이 6400면이나 학살됐습니다. 지금의 일본의 상황은 이 사건을 방불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과 탄압은 과거에 찾아볼수 없을 정도입니다. 조선사람이라면 일본에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죠. 그러면 조총련계 사람이 아니라 ‘한국사람’이라면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술집을 경영하는 어떤 동포가 ‘나는 한국사람이에요’라고 했더니 어떤 손님이 ‘한국사람따위가 만든 요리는 먹고 싶지 않다’고 나가버렸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습니다.

재일조선인에 대한 폭언의 밑바닥에는 재일코리안 전체에 대한 멸시사상이 깔려 있다는 것은 틀립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련의 사건은 조선민족 전체가 생각해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남한 사람들 중에서는 재일동포를 조국을 버리고 외국으로 간 사람이고 돈을 벌고 잘 살고 있는 외국사람처럼 인식하고 있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재일동포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이 납치사실을 인정한 것은 오교수에게도 ‘청천벽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총련도 동포도 납치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오교수는 강조한다. “일본 여론은 이번 사건을 조총련과 연관시켜서 탄압의 핑계로 삼으려고 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조일정상회담의 평양선언을 근거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납치사건은 조선과 일본간에 수교가 없다는 비정상적인 관계속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재일동포는 조선을 식민지지배했던 일본에 살아왔고 지금도 식민지지배 연장선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오교수는 재일동포2세다. 고향은 경상북도.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재일조선인 문제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평생 처음으로 한국 땅에 발을 디뎠다. “부모님의 고향인 남쪽에 외서 감개무량합니다. 놀란 것은 기후가 비슷해서 그런지 남한이 북쪽과 아주 닮았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평양의 고려호텔에 있는가 하고 착각했습니다 ” (5.9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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