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회 경제적 파급효과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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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회 경제적 파급효과 얼마나?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7.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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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교 수준 네트워크 vs 실질적 성과로 정착

재외동포재단이 '제6차 세계한상대회 비즈니스 파급효과 사후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달 25일 나온 이번 보고서는 재외동포재단이 올 10월에 열리는 ‘제7차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지난해 대회에 따른 비즈니스 성과 측정과 동포경제인들의 국내 투자환경 평가를 위해 진행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재외동포, 국내기업인간, 그리고 동포간 총교역 규모, 총투자 규모, 지난 차수 대비 교역.투자 규모 비교, 국내 투자환경 분석 등의 항목을 가지고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5주 동안 이메일과 전화, 팩스를 이용해 국내 331명, 해외 118명 등 449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교역, 투자분야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인과 한상간 총교역 규모는 수출입 상담 및 계약 관련해 515건에 1억 4천906만 6천5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열렸던 5차 한상대회 보다 110건, 3천281만3천500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참가자 총 투자규모는 상담 및 계약 210건, 총 3억 7천405만 3천120달러로 지난 5차 대회와 비교해 129건이 늘어났으며, 금액으로는 2억 5천315만 2천120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 관련 상세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해외로 투자한 금액이 지난대회에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차 대회는 300만달러, 5차 대회는 800만달러 였지만 지난해 6차 대회에서는 무려 3억 3천100만 달러를 기록해 3년 사이에 100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5차 대회에 비해서도 40배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정부의 국내자금 해외유출 자율화와 최근 원자재 가격폭등으로 인해 국내기업이 각종 자원확보 차원의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포기업으로 유명한 라오스‘코라오’그룹도 굿모닝신한과 바이오디젤 사업을 추진해 총 300억원을 유치하기로 약속받았다.

반면에 동포경제인 사이에 교역 상담 및 계약건수는 총 159건 3천45만 3천달러, 투자 상담 및 계약건수는 불과 62건에 125만 달러에 그쳐 지난 한상대회가 국내자금의 해외투자 경로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 한상 간 거래활동은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해외에서 한국으로 투자한 금액은 4차대회 2억 9천400만달러에서 5차대회 1억 1천300만 달러, 6차대회는 불과 4천300만달러로 3년 만에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대회 참가자들의 목적은= 지난해 한상대회 국내 참석자의 74.6%는‘수출상담’이 주 목적이라고 답해 한상대회를 시장 확대를 위한 계기로 보고 있다.

반면에 동포경제인의 경우, 정보수집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각각 25.4%, 21.2%라 답한 것으로 조사돼 서로의 목적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포경제인의 경우 수출상담은 불과 15.3%이고, 수입상담도 18.6%로 모두 합쳐도 33%를 조금 넘는 것으로 나왔다.

동포경제인들은 지금까지 6차례 한상대회에 4회 이상 참가한 비율이 무려 26.3%로 나타났으며, 2~3회 참석한 동포경제인도 31.4%로 파악돼 동포경제인 2명 중 1명이 적어도 두 번 이상 세계한상대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지난해 한상대회에 참석한 국내기업인은 65.9%가 첫 번째 참가이며, 불과 7.9%만이 4회 이상 참가한 것으로 분석돼 국내기업인의 한상대회 참여 충성도가 낮게 나왔다.

오는 10월 열리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상대회에 '참석하겠다'고 답한 동포경제인은 무려 76.5%에 달했지만 국내참석자의 40.1%만 '참석하겠다'고 답해 국내기업인과 동포경제인이 느끼는 한상대회의 기대치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또한 지난 6차 한상대회 참석자들 성향도 다양하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체 응답자의 35.4%인 3명중 1명은 부산에서 2년 연속으로 열린 대회에 참가했지만,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지난 4차 대회에 참석한 비율은 불과 18.1%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지역에서 2년 연속으로 열린 5, 6차 대회의 지역적 환경에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인다.

△ 참가자 국내투자의향은 어느정도인가= 재외동포재단 측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동포경제인들을 대상으로 국내투자 관심도 및 만족도, 향후 정부 개선과제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 동포들은 각종 투자정보는 52.2%가 지인을 통해서 얻으며, 언론 46.1%, 코트라 22.6% 등을 통한다고 답변했다.

동포경제인들의 모국투자 관심분야로는 부동산.임대 분야가 28.7%로 가장 높았으며, 운수물류에 관해서는 14.9%, 건축 12.6%, 의료.건강 11.5%, 관광.레져 10.3% 순으로 나타났다.

한상대회에 참석한 동포경제인의 60%가 모국투자를 고려했지만 투자환경에 대해서는 5점 만점에 2.75점을 부여해 '보통에 조금 못 미친다'고 답변했다. 이중 국내투자 경험 동포들의 경우, 평균 만족도가 2.5점으로 더 낮아져 투자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동포경제인들은 이런 모국 투자환경의 단점으로 복잡하고 느린 행정 절차를 21.4%가 꼽았으며, 부당한 규제관리를 12.6%가 들었다. 국내투자를 위해 정부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42.2%로 많은 편이다.

구체적인 개선책으로는 동포경제인에 대한 혜택확대 30.6%를 가장 많이 요구했으며, 규제개혁이 21.3%, 행정간소화가 13.9% 순서로 빠르고 신속한 행정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정책연구과제로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발행한 ‘세계 한민족 경제네트워크 활성화와 World-OKTA의 역할’보고서에서는 “한상대회의 성격이 단순 친교 수준의 네트워크 구축에 그치고 있다”며 “글로벌 수준의 한상대회가 내실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30억 내외의 예산을 들여 진행하는 한상대회가 단순 동포 모국방문의 1회성 행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참가자 상호간의 지속적인 연계망을 갖고 사후 관리프로그램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재외동포재단의 한상팀이 갖는 인적, 물적 자원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시 연구를 맡았던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외동포들의 모국 투자와 모국상품 수출 규모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 유발효과를 분석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한상과 한국경제관계를 무역수지, 이전수지, 여행수지, 자본수지 등 국제수지표상의 다양한 경제변수들을 근거로 분석해야지, 한상대회 참가자 일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얻은 자료를 분석해 추정한 교역효과 조사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6년간 한상대회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규모에 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자료들이 한상대회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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