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한국, 다문화사회 수용에도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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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한국, 다문화사회 수용에도 힘써야"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07.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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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e est belle! 한미자씨

97년 당시 건축학도였던 한미자씨는 유학차 도불해 3년 전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는 “남편이 프랑스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었기 때문에 결혼한 것”이라며 “나의 삶은 한 마디로 ‘인생은 아름다워 La vie est belle!’”라고 힘주어 말한다.

결혼 3년차, 도불 10년차에 접어드는 한미자씨. 그는 지난 17일 국제결혼여성총연합회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남편 라파엘씨는 프랑스 건축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삼형제 모두가 동양계 여성과 결혼해 현지에서도 언론에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한미자씨의 큰 동서 역시 한국인이다.

“시어머니는 나를 ‘동양에서 날아온 새’라고 부를 정도로 예뻐했지만, 처음 외국인 며느리를 들일 때는 나름대로 충격이 컸었다고 하더라”는 말로 그는 자신의 다문화가정을 소개했다.

 “다문화사회인 프랑스에서도 그런 일은 흔치 않아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지만, 나로서는 특별히 부자연스러움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그런 인터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그는 “가난한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람으로 소개된다면 너무 기쁘겠지만”이라고 덧붙이고는 활짝 웃었다.

한미자씨는 조화와 평등을 실현하고 있는 프랑스 도시개발계획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CANGRESS BONNELLE RETROUVE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오래된 기차역 등을 개조해 민박이나 문화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국가의 지원을 통해 펼치고 있다고.

한국 사회의 아쉬운 점에 대해 묻자 그는 “차를 모는 사람이 아니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역시 이런 식의 소수자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도시계획을 시작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사회에서 나는 가난하고, 외국인이고, 여자이지만 나를 위주로 모든 것이 돌아간다고 느낀다”며 “한국에서는 돈을 투자한 사람들을 위주로 도시가 계획되고 운영된다”고 안타까워했다.

한미자씨는 “학벌 위주의 사회, 획일적인 풍토 등이 해외에 나와 있는 한인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다문화사회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는 이들이 많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이중국적허용이나 차별방지법 등의 제도적인 부분에서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심도 깊게 논의된 주제이기도 하다.

“한인과 외국인을 대할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명석함인데, 그런 힘을 제대로 집결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많다”며 그는 최근 줄을 잇고 있는 재외한인 여성 네트워크 조직에 힘을 보탰다.

인터뷰 말미에 한미자씨는 "한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시댁 식구들에게조차 본인이 한국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국을 알려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하지만 내년 여름에는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아름다운 선진국’이라고 소개한다는 그에게서 “결국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는 소박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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