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라크 침공 20주년을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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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라크 침공 20주년을 되돌아보며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3.03.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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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미국의 고의적 오판과 아랍의 아물지 않은 상처

3월 19일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20주년이 된다. 일부 아랍인들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을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과 같은 사건이라고 말한다.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아랍과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우려했던 여러 경고를 듣지 않았다.

3월 19일 밤 ‘충격과 공포’로 불리던 사담 후세인 제거 작전이 시작됐다. 이라크 침공으로 ‘지옥의 문’이 열리자 그 땅에는 테러와 극단주의가 퍼져갔다. 

그러나 전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사담의 군대가 해산되고 바아스 당이 해체됐다. 미군과 연합군(영국과 폴란드)이 군사적 승리를 거뒀지만 이라크에서 대량 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담 후세인 제거 계획은 2002년 2월에 결정됐고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족은 사담 제거 뒤에 연방제 도입을 주장하며 미국과 조건부 협력을 내세웠다.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 행정을 담당한 연합군 임시 행정청장 폴 브레머는 ‘새로운 이라크’ 건설을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전 아랍연맹 사무총장 아므르 무싸는 이라크 전쟁을 막지 못한 것은 아랍인들의 노력이 실패한 결과라고 말하고 아랍인들에게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다고 말한다. 

영국의 정당성 없는 이라크 전쟁 참전

영국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 2년 전에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BBC 방송에 의하면, 영국 내각 문서에는 이라크가 1991년 쿠웨이트 침공 이전과 이후에 유엔 결의안에 따라 금지된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문건이 있었다고 했다.

미국은 토니 블레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2003년 3월 19일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라크 침공을 시작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고, 영국과 동맹국들은 아무런 정당성 없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가담했다.

이라크전쟁 이후,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한 혐의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2016년 7월, 칠코트(chilcot)위원회는 이라크 침공의 근거가 된 잘못된 정보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라크 전쟁에서 영국의 역할을 비난했다. 당시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는 “영국 사회에 깊은 균열을 일으킨 전쟁과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후회와 사과”를 표명했다.

오늘의 이라크 상황

이라크 내부에는 국가와 체제의 정체성에 대한 의견 차가 심하다. 지금 이라크인들은 이라크의 현 상황이 사담 후세인 시절보다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정체성 측면에서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시절에 사회주의 체제를 채택했으나 2003년 이후 시장 경제 체제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의 경제적 관행을 보면, 경제가 운영되는 방식에서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을 떠날 수 없었다. 게다가 이라크 정부의 만연한 부패와 시대의 변화에 보조를 맞출 수 없는 현재의 투자법 때문에 민간 부문에 대한 막대한 투자 열기를 불러올 수 없었다.

사담의 폭압 정치와 이라크의 국제적 고립으로

미군의 이라크 전쟁 초기에는 이라크인들 중에 미군과 연합군을 반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이 ‘점령군(Quwwat Al-ihtilal)’이라고 공표하자 이라크의 서부지역과 중부, 남부의 여러 지방에서 ‘점령군에 대한 저항’의 기치를 올리고 무기를 들고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카에다 조직(아부 무쓰압 알자르카위가 2006년 살해됨)이 개입하면서 ‘저항’은 ‘테러’와 섞여 희석됐고, 결국 2014년 IS가 조직적으로 비무슬림은 물론 심지어 무슬림에게까지 테러를 저질렀다. 

2003년 3월 19일 운명의 밤은 이라크의 국제적 역할과 운명을 바꿔 놓았다. 그 이전과 전혀 닮지 않은 이라크가 탄생했으나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2023년 3월 20일 이라크와 이란은 국경을 통제하기 위해 두 국가 간 공동 노력을 재확인하고, 특히 이란과 이라크의 쿠르드 지역 간 국경 지역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안보 보고서’에 서명했다. 그것은 이라크 영토가 이웃 국가에 대한 공격, 무장 단체의 집결, 또는 이라크 주권 침해의 출발점으로 이용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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