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④ 민족 정체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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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④ 민족 정체성 교육
  • 김민혜 기자
  • 승인 2016.04.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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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프레젠테이션, 통일교육 등

독도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이하여 2015년 10월 21일, 싱가포르 한국 국제학교 (이하 SKIS)는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독도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를 개최했다. 독도가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으로 한국령인 이유를 설득력 있게 발표하는 대회다. 한국이 독도의 영토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외국인들에게도 설명하기 위해 모든 발표는 영어로 진행됐다. 

▲ 2015년 10월 21일 열린 독도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 (사진 싱가포르 한국 국제학교)

학교 강당에서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서 총 20명의 학생들이 7개 팀을 구성해서 발표했다. 2~4명이 한 팀을 이룬 중·고등학생 참가자들은 7~10분씩 발표했는데, 각종 고지도와 근현대 지도를 활용해 독도가 한국령임을 밝혔다. 발표자들은 문헌자료를 활용할 때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한국 사료뿐 아니라, 은주시청합기(隱州視聽合記), 태정관(太政官) 문서 등 일본 측 사료를 활용하여 설득력을 높였다. 특히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도연, 박윤빈 학생은 1951년 8월 10일 미국 극동 담당 국무 차관보 딘 러스크가 주 미국 대한민국 대사에게 보낸 외교 서한인 ‘러스크 서한(Rusk documents)’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등 깊이 있는 연구를 펼쳤다. 

학생들의 본 발표에 앞서 초등 원어민 교사 Timothy Spencer는 지난 8월, 독도 재단의 주최로 다녀온 독도 연수 경험을 사진 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Timothy 교사는 “울릉도에 있는 독도 박물관에서 다양한 문헌 자료와 지도를 접하며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확신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SKIS는 재외한국학교 최초로 독도 실시간 영상 TV를 학교 중앙에 설치해 학생들이 우리 땅 독도를 기억하고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독도 실시간 영상 TV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내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를 학습하는 외국인 수강생들에게도 독도가 한국 땅임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교사에게 배우는 통일의 교훈

SKIS는 통일 교육을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조국의 분단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2015년 11월 11일에는 독일국제학교 교사를 초빙하여 <독일 통일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 특강은 SKIS 근처 독일 유러피안 스쿨(GESS, German European School Singapore)의 역사 교사들인 Florian Reckermann와 Anna Behnke가 진행했다. 

강의를 진행한 두 독일 교사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독일의 분단 과정부터, 통일을 추진하는데 따랐던 어려움, 그리고 결국 통일을 이루었을 때 얻게 된 이익 등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 독일 통일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GESS의 Florian Reckermann, Anna Behnke 교사

Florian Reckermann 교사는 “독일의 경우, 막대한 통일 비용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랐으나 결과적으로는 국가 채무가 크게 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어 현재 독일의 국제적 위상은 더 높아졌다”고 말하며 이 내용을 각종 도표와 자료로도 제시해 설득력을 높였다. 

통일 이전, 서베를린의 베를린 장벽 근처에 살았다는 Anna Behnke 교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1989년 11월 9일에 발생한 방송사고 이야기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당시 대변인이던 귄터 샤보프스키는 동독인들의 출국 규제를 완화한다는 법령을 발표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그가 “동독 국민은 베를린 장벽을 포함한 모든 국경 출입소에서 출국이 인정된다”라고 발표하자 한 언론사 기자가 시행령이 언제부터 발효되는지 물었고, 귄터 샤보프스키는 당황하여 “지체없이 발효된다”고 대답해 버렸다. 이 발언은 수많은 동베를린 주민들이 그날 밤 베를린 장벽으로 달려가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부수는 일로 이어졌다.

두 교사 모두 독일이 통일 이후 누리게 된 경제적 효과와 국제적 위상 증진을 근거로 독일 통일은 역사적으로 바른 선택이었음을 결론으로 도출했다. 학생들은 독일의 분단에서 통일까지 주요한 순간을 포착한 수 십장의 사진을 감상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가졌다.  한예빈 학생(고1)은 “독일의 분단에서부터 통일까지 직접 경험한 분들이 설명해주시니 통일의 필요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SKIS 박중재 교장은 “독일 통일 과정과 교훈을 통해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학생들에게 통일 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고 특강을 연 취지를 밝혔다. 

글 :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역사 교과 이근혁 교사
편집 : 재외동포신문 김민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