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육효창 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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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육효창 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11.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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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든 무료특강 진행할 거예요”
“까맣게 잊고 있었던 뉴질랜드 특강 계획이 떠올랐을 때는 정말 아찔했죠. 어머니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여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뉴질랜드한인학교협의회로 간 적이 있어요.”

각 한글학교협의회에 무료특강을 진행하고 있다는 육효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교수를 만난 날은 지난 16일. 서울 홍제동에 있는 서울문예대에서다.

그는 4층 대강당에서 ‘한국어교육자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의 사회를 보고 있었다. 미국, 일본, 가봉, 카메룬, 온두라스 등 세계 각지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수기를 보내 이뤄진 행사였다. 행사와 공모전은 서울문예대가 주최했지만, 사실 육 교수의, 육 교수에 의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제언어교육원 원장이기도 한 그가 해외 한글학교 선생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고 대학 임원들을 설득해 만든 사업이다.

“해외에서 강의를 하면서 얼마나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고생을 하는지 실감하게 됐어요. 월급도 받지 않고 시간을 뺏겨가면서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끼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기 위해 수기전을 공모했죠.”

그는 재외동포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학 사이버한국어 교사과정의 총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과정을 밤낮없이 24시간을 풀가동하도록 만들어 직원들을 괴롭게(?) 만든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한글학교 선생들의 질문에 바로바로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이버 과정은 인기가 높아져 지난해 208명 그리고 올해 약 300명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과정을 진행하면서 더 자주 해외에 가서 강의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강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때문이지요. 또한 운영비가 없어 워크숍을 열기 힘든 각 협의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기도 하구요.”

그는 “불러만 주면 어디든 달려가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강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연수과정을 설명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한국어교육에 ‘올인’한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라고.

그가 다녀온 곳은 뉴질랜드한글학교협의회, 유럽한글학교협의회, 태국한글학교협의회 등이었다. 앞으로도 중국, 동남아 등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물론 제가 무료로 강의를 해서 인기가 있을 거예요(웃음). 지금까지는 운 좋게 학교에서 비행기 값을 대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요. 하지만 제가 가르치는 강의에 점차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걸 느껴요.”

그는 기초적인 문법교육뿐만 아니라 자신의 대학교 전공이었던 훈민정음 음운론을 강의한다고 말했다. 의외로 훈민정음하면 누구나 알 것 같지만 베테랑 한국어 전문가도 그 음운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난해한 분야라고. 한글학교 선생들이 학생들을 상대할 때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는 분야가 훈민정음의 원리라고.

“우리말의 기본은 훈민정음의 초성, 중성, 종성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이 원리를 가르치면 모두 무릎을 탁 치고 감탄하지요.”

그러나 해외에서 선생들을 만나는 일을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였다. 다들 항공료, 강의료를 받고서 강의하는데 왜 학교 돈을 써 가며 가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이겨 내야죠. 한국어교육에만 전념할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만약 우리 대학에서 항공료를 대주지 않는다면… 그럼 제 돈을 써서라도 한글학교 선생님들을 만나야지요. 1년에 10번이 넘더라도 상관없어요. 물론 이번에는 와이프를 잘 설득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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