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결핍 북한 어린이 도우려 급식사업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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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결핍 북한 어린이 도우려 급식사업 벌여
  • 하서영
  • 승인 2007.03.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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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단체 / 퍼스트 스텝스(First Steps)
▲ 퍼스트 스텝스가 제공하는 콩우유를 들고 북한 어린이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퍼스트 스텝스 제공
밴쿠버 ‘퍼스트 스텝스(First Steps, 대표 수잔리치)’는 영양 결핍으로 신음 중인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콩우유 급식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독교 기반의 비영리 자선단체이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밴쿠버에서 설립된 이래 꾸준히 급식 규모를 늘려 콩우유를 생산하는 기계인 바이타 카우(Vita Cow)와 바이타 고트(Vita Goat)를 남포, 원산, 형제산 등에 보급해 3만5천여명의 북한 어린이들에게 매일 콩우유 한 컵을 먹이고 있다.

리치 대표가 북한 어린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 9월 북한을 찾으면서부터. 한양대 교수로 재직했던 아버지를 따라 9세 때부터 10년간 한국에서 살았던 탓에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당시 캐나다와 북한 간 수교를 앞두고 캐나다 외무장관의 통역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이때 원산 함흥 등지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들의 참혹한 실상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밴쿠버로 돌아온 그는 북한 어린이들을 도울 방법을 궁리하다가 교회에서 뜻을 같이 하는 여성들과 함께 2001년 '퍼스트 스텝스'를 만들었다.

설립 첫 해, 1만 달러 안팎의 모금을 통해 북한 어린이 수백명을 도운 퍼스트 스텝스의 '첫 발걸음'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작지만 뜻 있는 이들의 발걸음에 힘을 보태는 이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후원금 모금도 가속도가 붙어 지난 2004년 10만 달러를 돌파한 이래 지난 해에는 28만여 달러가 모금됐으며, 올해 목표는 44만 달러. 최근에는 콩우유뿐 아니라 스프링클스(Sprinkles)라는 이름의 복합미량영양소 150만 포를 북한의 임산부와 유아들에게 공급했다.

이와 함께 밴쿠버 동포사회의 관심과 성원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밴쿠버 한인신용조합, 민주평통 등 수많은 한인단체들이 성금을 전달했으며, 그레이스한인교회 등 한인교회들도 꾸준한 모금을 통해 북한 어린이 돕기에 발벗고 나섰다. 또 각종 공연 수익금이 퍼스트 스텝스에 전해지는가 하면 지난해 말에는 오유순 밴쿠버 한인장학재단 이사장이 퍼스트 스텝스 이사로 참여했다.

지난 2일, 밴쿠버 소재의 퍼스트 스텝스 사무실에서 열린 연례보고회에서 수잔 리치 대표는 이들의 '첫 발걸음'이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일궈내고 있는 것에 대해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매년 서너 차례씩 북한을 방문하는 리치 대표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 기아와 영양실조로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는 약 220만 명에 이른다. 퍼스트 스텝스는 2001년 내디딘 최초의 걸음에서 현재 25배 이상 성장했지만 리치 대표는 여전히 아직도 '걸음마'중이라고 겸손해 한다.

그는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한인동포들의 후의에 감사 드린다"며 "올해에는 더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퍼스트 스텝스의 힘찬 행보는 북녘의 220만 기아 어린이가 모두 웃을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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