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멕시코 한인후손 모랄레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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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멕시코 한인후손 모랄레스 가족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6.09.0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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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한인후손 3세인 어머니 마르타 김,딸 안드레아 모랄레스 김, 아버지 게라도 모랄레스
멕시코시티에서 병원, 호텔 등을 상대로 에어컨 판매,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게라르도 모랄레스 알레그랴(45)와 마르타 김 빌라구아르디아(45) 부부가 딸 안드레아 모랄레스 김(18)의 입학식을 지켜보기 위해서 한국땅을 함께 밟았다.

한인 3세인 마르타씨는 스페인어는 물론이고 다른사람에 비해 영어까지 유창하지만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이유를 묻자 그녀는 “할아버지가 지난 1922년 멕시코로 이주했지만 스페인어를 못해 먼저 이주한 한인들에게 2차례나 속아 정착하기 힘들었다고 들었다”며“이 때문에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철저하게 현지어만 사용하게 했고 아버지 역시 한국어를 다시는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한국인이었지만 아버지는 멕시코여자와 결혼해 그녀를 얻었고 그런 그녀가 영어는 배웠지만 한국어를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한편 연수를 받는 안드레아 모랄레스 김(18)씨는 지난 4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Pan American 대학의 기계공학과에 진학할 예정이지만 한국에서 먼저 배워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하며 부모님의 사업을 돕기 위해 한국행을 신청했다고 한다.

자신이 순수 멕시칸이라고 너스레를 떨던 모랄레스 알레그랴(45)씨는 “이번에 2주 동안 부부가 한국에 머물며 딸의 공부를 지켜보고 서울 관광을 하고 싶다”며“이번 서울여행 일정은 오로지 아내만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아내가 한국인임을 특히(?) 강조했다.

이들 부부는 약 열흘동안 인천에 머물며 경복궁, 종묘 등 서울시내 유적을 살펴보고 남대문, 동대문 시장을 찾아 쇼핑할 것이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이번 30명의 학생을 인솔해 방한한 멕시코한인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장 서동수(67)씨는 이를 두고 “1905년 첫 발을 내딛은 한인들이 지난 62년 외교정상화가 될 때까지 50여년 동안 본국의 무관심속에 버려진 한인 2~3세가 한국어를 할지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