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지리적인 분포를 통해 서로 북부아프리카부터 동으로 이란까지의 광범위한 지역을 일컫는다면, 아랍은 아랍어라는 언어적인
분포로 구분된 것이다. 즉, 중동 사람들이 대부분 아랍의 범위에 속하지만, 분명 터키와 이란은 아랍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시리아에서 또 거할 숙소를 정한 뒤, 학교선배님께서 아랍어를 시리아에서 배우시고 계셔 만나 뵙는 시간을 짧게 가지게 되었다.
그분을 만나기 위해 시리아 중심 시장 알카미디예로 향하는 우리의 눈에 뛰는 현수막이 시장 곳곳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이것이 뭔가 했더니 얼마전 대통령이 신년 연설한 것을 시리아 사람들이 찬양하는 것을 적어 걸은 것이었다. 사회주의는 역시
사회주의인가보다. 더 신기한 것은 무함마드 풍자만화로 인한 폭력시위, 관제데모가 일어나서 다마스커스 전체가 시끄러웠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시내를 가득 메운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인터넷도 잘 연결되지 않았고, 전화망도 그렇게 원활하지 않은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순식간에 모이나 궁금해서 선배님께 여쭤봤더니 ‘시리아텔’이란 이동통신회사에서 관제데모가 있는 날은 전국민에서 문자를 보내어 몇날
몇시에 어디에서 모여 무슨 주제로 데모하는 것을 알린다고 한다. 사회주의라는 구조 안에서만 벌어질 수 있는 에피소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