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김치공장은 믿을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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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김치공장은 믿을만할까
  • 미주한국일보
  • 승인 200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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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국 ‘눈으로만 검사’한계

   
▲ 타운인근 한 김치 공장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다. <이승관 기자>
3일 오전 실버레이크에 위치한 코스모스 김치 공장. 상큼한 배추 냄새가 풍기는 공장 입구에 발을 내딛자 천장에서 찬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데이빗 김 사장은 “공장에 들어서기 전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내는 ‘에어 샤워기’(Air Shower) 설치는 의무사항”이라며 ‘청결’을 강조했다.

다양한 규모 업체들 10여곳 영업
‘에어 샤워기’ 의무설치 ‘믿음직’
가내 조리식 영세시설엔 ‘꺼림착’

중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터진 ‘기생충 알 김캄파문으로 로컬 김치 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70년대 2∼3개에 불과하던 로컬 김치 업체는 이제 10여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LA의 한인 김치 업체는 가족 경영에 기반한 소규모 업체부터 도매상을 통해 해외로 김치를 내보내는 중대형 업체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LA의 김치 시장은 한국 대형기업과 로컬 김치 업계가 양분하는 형국이다.

한국보다 세분화된 행정기관을 갖고 있는 미국에선 김치 조리의 위생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LA의 김치 업체들은 식품 조리 업계의 기본 지침서인 FDA의 ‘위해요인중점관리요소(HACCP)’의 큰 틀 안에서 자체 기준을 정해 김치를 조리하고 있다. 각 업체는 염도, 보관 온도 등 자체 기준을 지정, 보건 당국의 위생 검사시 준수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

하지만 FDA, 주보건국, 카운티 보건국 등의 세세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김치의 관리, 감독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보건당국이 배추에 기생한 벌레 등을 ‘눈’에 의지해 확인하기 때문에 최근 불거진 김치에 기생한 기생충 알 등은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소규모 업체는 현대식 김치 제조 시설을 갖추지 못 한 채 가내 조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위생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색안경으로 김치 제조업자들이 겪는 심적 부담은 이전보다 크다. 로컬 김치 제조업체는 기생충 알의 주범으로 지목된 배추와 관련해 “캘리포니아산 배추만 사용한다”고 강조하고 “중국산 고춧가루도 최고급만 쓴다”고 항변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주김치는 3일 “정수기 두 대를 주문했다”며 “앞으로 정수된 깨끗한 물로 김치를 조리할 것”이라는 ‘깜짝 계획’을 밝히기도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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