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작가대회 이모저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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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작가대회 이모저모>-2
  • 연합뉴스
  • 승인 200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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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남북작가대회 폐막 만찬장에서 만난 김병훈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 대회는 '6.15 공동선언 실천'이라는 행사제목이 말해주듯 '실천'이 중요하다"면서 "출발선에서 한 걸음을 뗀 이번 대회도 물론 6.15공동선언을 실천한 의미가 있지만 정말 실천은 앞으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실천은 '글을 쓰는 것'이어서 남북 작가와 해외동포 작가들이 7천 만 겨레에 통일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글을 쓰자"면서 "민족문학작가는 영예로운 칭호이며, 민족의 선구자이자 대변인 구실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글을 쓰고 다시 만나자"며 남북작가대회가 이어지길 바란 그는 "민족문학의 기둥을 이루는 노작가들이 늙지 말고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감회를 피력했다.

○…24일 저녁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남북작가대회 폐막식 만찬장에서 만난 장석남(40) '통일문학' 편집장은 "올 봄호까지 모두 65호를 펴낸 '통일문학'은 그동안 모두 3천여 편에 달하는 시, 소설, 평론 등의 작품을 실었으며 그 가운데 700여 편이 남측 작가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북측 주민들이 '통일문학'을 통해 남측 문학작품을 정기적으로 읽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어 "'통일문학'은 이번 대회에서 합의한 6ㆍ15민족문학인협회의 기관지로 이어질 것이어서 기대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편집 방향 및 공동 운영방안 등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간 형태의 '통일문학'은 지난 1989년 3월, 판문점에서 갖기로 했던 남북작가들의 만남이 무산된 직후 북측이 단독으로 창간한 이래 매호 4만 부를 발행하고 있으며 현재 8명의 북측 작가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씨는 "당시 작가회담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지면으로 나마 만남을 이어나가자는 뜻으로 창간했다"면서 "그런 의미를 담아 창간호에는 고은 신경림 황석영 씨의 작품을 실었다"고 말했다.

'통일문학'은 제64호부터 남측 소설가 정도상 씨의 장편 '붉은 유채꽃'을 연재하고 있다. 장차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기관지로 탈바꿈되면 남북한의 작가들이 공동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남북이 공조해 핵을 개발한다는 내용을 담은 김진명 씨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북한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작가대회에서 만난 북측 작가들은 '무궁화꽃이…'나 반미시각을 담은 윤정모 씨 작품을 자주 언급했다. 조정래 씨의 '태백산맥'이나 신경숙 씨의 '외딴 방' 등을 읽었다는 작가도 있었다.

24일 폐막 만찬장에서 만난 북측의 젊은 작가 장수봉(37) 씨는 "김진명의 '무궁화꽃이…'를 학습당(도서관)에서 읽은 적이 있다"면서 "남북이 힘을 합쳐 민족의 핵을 가진다는 내용이라든지, 힘이 강해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가 유지된다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동족이 공조해야 한다는 것을 남북이 똑같이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작품이 남쪽에서도 많이 읽혔는지 궁금해 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장씨는 1993년 단편 '붉은 열매'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우리 민족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작품으로 써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 때 조정래 씨의 '태백산맥'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아버지 세대들의 역사를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가 앞으로 창작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백두산에서 남북 작가들이 함께 해돋이의 장관을 바라보며 한마음이 된 것은 앞으로 창작활동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를 '형'이라고 부르는 남측대표단의 젊은 작가 김종광(34), 손홍규(30) 씨와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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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kchung@yna.co.kr
  (끝)
  
   등록일 : 07/2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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