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대통령 `독일.터키 순방' 의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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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대통령 `독일.터키 순방' 의미 >-1
  • 연합뉴스
  • 승인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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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9 10:55 송고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달 10~17일 독일과 터
키를 순방키로 한 것은 참여정부 출범 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북핵 및 경제통상 외교
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

지난해 12월 영국과 프랑스를 순방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독일 방문을 끝으로 미.
일.중.러 등 주변 4강을 포함해 선진 7개국 방문을 마무리짓는 셈이지만, 북핵문제
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
배적이다.

일단 독일 방문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
ASEM) 당시 노 대통령에 대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방문 요청을 수락한 형식을
띠고 있다. 독일에 이어 터키를 방문하는 것 역시 터키 정부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
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나라가 우리나라와의 전통적 유대관계는 물론 두 나라가 지닌 국가적
정체성과 지정학적 구도 측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
다.

우선 독일 방문의 경우 정부에서는 독일이 국제사회에서 갖고 있는 비중을 감안
할 때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0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으로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노력이 난관에 봉착한 상태에서 우호적 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독일은 동.서독 통일전 분단국가였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서
는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언급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 등 북핵문제 해결의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을 나타내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가원수의
마지막 독일 방문이었던 2000년 3월 베를린에서 남북 정부당국간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는 그해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햇볕정책을 평화번영정책으로 발전, 계승한 노 대통령 또한 독일통
일의 상징적인 도시인 베를린에서 대북정책의 기조와 방향을 재천명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또한 노 대통령의 독일 방문은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놓고 갈등 기류에 놓
인 시점에 이뤄지면서 그 자체가 일본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관측
이다.

노 대통령은 이미 지난 취임 2주년 연설 때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정리 방식을
비교하면서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3.1절 기념사에서 배상문제를 언급함
으로써 일본에 대한 과거사 반성을 강도높게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일본과 같은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독일이 노 대
통령의 방문 기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경우 일본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물론 독일이 EU(유럽연합)의 핵심국이자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이란 점에서 이번
방독을 한.EU간 실질 협력 강화에 중요한 계기로 삼으려는 우리 정부의 의지도 엿보
인다.

이를 반영하듯 노 대통령의 방독 일정에는 금융.교통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
를 방문해 주요 기업 CEO 초청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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