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피 실명제에도 `욕설'..외교부 속병 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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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실명제에도 `욕설'..외교부 속병 앓아
  • 김제완
  • 승인 2005.0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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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02.03 07:35:09]

이상헌 기자 = 외교통상부가 네티즌들의 끊이지 않는 욕설 섞인 비난에 적잖이 속병을 앓고 있다.

특히 외교부는 그 동안 외교 관련 사안이 생길 때마다 외교부 홈페이지(mofat.go.kr) 자유게시판에 맹목적인 비난성 글이 폭주함에 따라 지난 달 17일 실명제로 운용 방법을 변경했는데도, 이런 현상이 계속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3일 "비판이 아닌 욕설 섞인 비난이 난무해 책임감을 갖고 글을 올려달라는 의미로 실명제로 바꿨는데 일부 네티즌들이 아직도 감정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작년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중국과의 고구려사 왜곡 논란 당시 정부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비난 글들이 외교부 홈페이지를 도배하다 시피 했다.

잠시 잠잠하던 네티즌들은 한국인 2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아시아 남부의 쓰나미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처를 두고 외교부를 성토했고, 마침내 지난 달 31일 밤 경찰청장 독도순시 취소 논란에 대해 이틀 새 1천300건의 비난글을 퍼부었다.

문제는 비난하는 글의 양이 아니라 욕설섞인 글들인데, 외교부는 심한 욕설이 가미된 감정적인 일부 글들이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부 비난글에도 불구, 홈피 실명제가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한 외교부 직원은 "비난을 피하려 실명제를 실시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비판을 해 달라는 취지며 실제로 욕설은 많이 줄어들었다"며 "독도 문제를 두고 감정적 비난이 많은 것은 국민 감정상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 와중에도 욕설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아직 성숙하지 못한 듯한 네티즌 문화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지난 달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실명제를 실시하며 근거없는 비방과 욕설, 음란 게시물은 삭제될 수 있다'고 공고하고 글 게재시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실명제를 도입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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