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전망과 해외동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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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전망과 해외동포의 역할
  • 이민호
  • 승인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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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3가지 전제로 의지, 능력,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의지는 주관적 요소로 우리 민족에게는 이미 충족돼 있다. 같은 민족인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경우 의지가 없기 때문에 통일이 불가능한 것이다.
능력은 경제력과 외교력이 수반돼야 한다. 독일통일의 예처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분단영속화를 원하는 反統세력과 주변국을 설득하는 외교력, 한반도에서의 무력출동을 막을 수 있는 군사력과 안보태세도 이에 포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다. 후유증 적은 통일이 가능하려면 북한이 변화해야 한다. 아직까지 북한이 주체사상과 개방거부를 고집하고 있지만, 신의주 특구과 EU외교 등의 예에서와 같이 어떻게든 국제사회에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핵'을 갖고 북한이 미국을 향해 도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평화해결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한다.  
통일은 오케스트라에 비유할 수 있다. 민족성원 모두가 뜻을 모아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면 통일은 불가능하다. 일부 성원이 제 역할을 못하면 성사될 수 없다.
재외동포들은 통일과정에서 남북 당국간의 불협화음을 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성원이다.남북간의 불신의 벽을 낮추고 이질감과 적대의식을 해소하는 데 해외동포만큼 좋은 중개자는 없다. 작년 임동원 대북특사가 방북하고도 정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문전박대당한 바 있다. 만약 북쪽 지도부와 유대관계가 강한 해외동포가 중재를 맡았다면 최소한 면담은 가능했을 것이다.
본인이 작년 9월 평양에 갔을 때 IT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십수년째 방북을 해왔다는 재미동포 한 사람을 만났다. 이 사람이 한국의 한양대와 북의 김책공대 교류사업을 성사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번 통일과정에서 해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하구나를 실감한 바 있다.
재외동포는 남북이 믿을 수 있는 공정한 제 3 자인 것이다.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실마리를 풀거나 남북대화 재개를 권유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체제와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상호불신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이 많고 자존심경쟁으로 비화되기까지 한다. 이밖에 재외동포들은 남북경협 촉진 확대, 북의 개혁개방 유도, 이산가족 상봉 중개 등 민족화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2020년쯤에는 사실상의 통일인 '민족공동체'를 이루고, 2030년쯤 정치 통일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통일의 대장정에서 600만 재외동포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면 통일의 그날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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