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견기업, 美기업 인수로 보호주의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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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견기업, 美기업 인수로 보호주의 넘었다
  • 유소영 기자
  • 승인 2017.03.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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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방적기업 삼일방, 미국 방적기업 전격 인수… 미국 내 생산거점 선제 확보

美 보호주의 움직임에 대응해 우리 중견기업이 현지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나왔다.

▲ 매도자측인 모회사 허만 뷸러(Hermann Buhler)의 마틴 캐기(Martin Kagi) CEO와 노현호 삼일방 대표이사 부사장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사진 KOTRA)

KOTRA(사장 김재홍)는 국내 중견 방적기업 삼일방(대표 노희찬, 노현호)이 현지시간 20일 미국 아틀란타에서 미국 중견 방적기업인 뷸러퀄리티얀스(Buhler Quality Yarns)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인수계약(SPA; Stocks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매도자측인 모회사 허만 뷸러(Hermann Buhler)의 마틴 캐기(Martin Kagi) CEO와 노현호 삼일방 대표이사 부사장이 계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KOTRA)

KOTRA의 매수자문을 받아 이번에 삼일방에서 인수한 미국기업은 205년 역사의 스위스 허만 뷸러(Hermann Buhler)의 미국 자회사로, 오랜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 경쟁력과 탄탄한 고객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삼일방은 미국시장 진입을 위한 해외생산거점을 놓고 미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고민해 왔으나, 미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등 보호주의가 본격화되고,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전격적으로 미국기업 인수를 결정했다.

한-미 FTA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국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원산지 결정기준으로 원사규정(Yarn Forward)을 적용하여, 미국 내에서 생산된 실을 사용한 의류에만 32%의 고관세를 면제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로 삼일방은 미국 현지 방적을 통해 관세제약 없이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삼일방은 CAFTA-DR(Dominican Republic-Central America FTA; 중미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해, 미주에서 소비되는 의류의 생산거점인 중미도 적극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원사를 사용해 CAFTA-DR 회원국에서 생산된 의류는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그리고 세계시장에서 소비되는 의류의 상당부분이 중남미에서 봉제하고 있어 우리 방적기업의 주요 공략시장으로 볼 수 있다.

▲ (왼쪽부터)매도측 법무대리인 SGR의 존 스필만(John Spillmann) 파트너, 마틴 캐기(Martin Kagi) 허만 뷸러(Hermann Buhler) CEO, 노현호 삼일방 대표이사 부사장, 마티 모란(Marty Moran) 뷸러퀄리티얀스(Buhler Quality Yarns) CEO, 노현석 삼일방 영업담당 상무이사, 매수측 법무대리인 밀러앤마틴(Miller & Martin) 조 들라일(Joe DeLisle) 파트너.(사진 KOTRA)


이번 계약 건은 KOTRA가 단독 매수주간사로 나서 초기협상부터 양사 경영진 면담, 현지 실사, 인수가격 결정을 위한 정보제공 등 전 단계에 걸쳐 피인수기업측 매각자문사와 의사소통 및 협상을 수행했다.

이로써 동종업계 미국 대형 기업이 인수경쟁에 뛰어 들었으나, 삼일방의 인수의지와 KOTRA의 정보력을 총동원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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