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에서 ‘당당함’을 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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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에서 ‘당당함’을 심을 것”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6.02.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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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윈 아르헨티나, 김춘자 문인협회 고문 초청 간담회

▲ 2월 25일 김윤신 미술관에서 '도전의 삶과 자녀교육'이란 주제로 열린 간담회 후 문인협회 김춘자(아랫줄 가운데) 고문과 함께 기념촬영이 있었다.(사진 계정훈 재외기자)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아르헨티나지회(KOWIN Argentina 지역담당관 김란)는 지난 25일 저녁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김윤신 미술관에서 김춘자 문인협회 고문(70)을 초청해 ‘도전의 삶과 자녀교육’이란 주제로 간담회를 마련했다.

 김 고문은 먼저 “현대는 바다처럼 하나의 세상으로 현대에 이르러 인류 최고의 각성인 ‘민주주의’를 이뤘고,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지나 정보사회로 전환한 모습이 세계 어디를 가든 유사하다”면서, “어느 나라에 가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패션과 음식까지 세계화의 추세를 따르기 때문에 이제는 ‘이민’이란 말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서두를 열었다.

 김 고문은 “세계화된 세상에선 ‘어디서’가 아니라 ‘어떻게’ 삶을 이뤄내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자신의 사례를 예로 들어 “1988년부터 딱 10년 이민생활을 하기로 하고 아르헨티나에 왔는데, 그 이유는 자식들에게 정신적, 경제적 ‘성인독립’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10년 후 장성한 아들들을 두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과연 잘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김 고문은 “자녀 양육에서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실패를 통해 비로소 확실히 배우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의 한국사회와 관련 “한국이 미국의 자본주의를 벤치마킹하며 겉모양은 비슷해졌지만 내용면에서 많이 다르다”며, “미국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자녀를 ‘성인독립’시키는데, 한국은 30년이 걸리고, 이는 사실 부모가 자녀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고 현재는 기본 인프라까지 완전히 갖췄다”고 말하고, “다만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 한국은 예금 1억 원, 35평 아파트, 중형차, 연 1회 해외여행 등인데 반해, 프랑스는 외국어 한 가지는 할 것, 자기만의 운동이 있을 것, 악기를 하나 이상 다룰 것, 사회적 불의에 저항할 것 등으로 달라, 일시적인 사회적 반성이 있기는 했으나 ‘돈’에 대한 시선은 여전하고 나라는 부자인데 대다수 국민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한국사회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 김춘자 문인협회 고문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김 고문은 자녀교육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당당함’을 들었는데 “당당함이란 지혜와 용기가 함께 있을 때 나올 수 있고, 자녀에게 당당함을 심어주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어떤 변화에도 일어설 수 있다”면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넓은 땅을 가진 아르헨티나에 할 일도 많고, 자녀들이 별 탈 없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서의 다윗과 골리앗의 예를 들어 “산업사회의 기계와 컴퓨터로 비견할 수 있는 골리앗을 맞서 이길 수 있었던 다윗에게는 당당함이 있었기 때문으로, 지혜와 용기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한국인은 어디 살든 남들이 가는 안전한 길로만 가려하는 도전정신의 부족 또는 창의적이지 않다”는 면을 지적하고, 자녀에게 부모의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스스로 창의적으로 사고하도록 도울 것을 조언했다.

 이와 관련 “책을 많이 읽어야 하며 한국인은 연대별 역사는 줄줄 외우지만, 그 역사의 배경은 잘 알지 못하는데, 중요한 것은 몇 년에 어떤 역사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왜 그 일이 있어야 했는지, 사고를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춘자 고문은 1968년 성균관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했고, 1988년부터 1998년까지 아르헨티나에 거주했으며, 전 중앙일보 남미지사 논설위원(1994~1996)과 재아 한인문인협회 회장(1997), 귀국 후 스페인어신문 꼬레아(Corea)를 창간, 1999~2006년까지 이사로 역임했다.

 한편 두 아들은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각각 원단수입과 산업기기를 수입하는 중견사업가로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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