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리 한인 발레리나, 오타와 무대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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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리 한인 발레리나, 오타와 무대 열연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6.02.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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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역사의 '진실과 화해'를 밝히는 발레 공연,

▲ 애니를 연기 중인 한인 발레리나 소피 리(사진 신지연 재외기자)

한인 발레리나 소피 리가 주연을 맡은 <Going Home Star – Truth and Reconciliation> 공연이 1월 28일 오후 7시 캐나다 국립 아트 센터(National Arts Centre)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로얄 위니펙 발레단의 75주년 기념 공연으로 오타와에서 3일간 공연됐다.

 캐나다 로얄 위니펙 발레단(Canada's Royal Winnipeg Ballet)은 1939년 그웨네스 로이드와 패티 패럴리가 설립하였으며, 1953년 영연방 최초로 ‘로얄’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고 캐나다를 대표하는 발레단이다.

 공연을 앞두고 소피 리는 “오셔서 이 멋진 공연을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 스토리에 대해서 모르시고 오셔도 괜찮고 그냥 호기심으로 오셔도 괜찮다. 로얄 위니펙 발레단이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공연은 정말로 아름답고 가슴을 따뜻할 발레고 다시 보지 못할 멋진 공연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하여 여러분들에게 캐나다 역사의 한 부분에 대한 교육적인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 저는 여러분들과 이 경험을 공감할 수 있고, 오타와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에 대단한 환희를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Going Home Star – Truth and Reconciliation>은 원주민 출신 헤어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애니(소피 리)의 이야기다. 단조롭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별다른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애니가 원주민 출신 홈리스 골든(리앙 씽)을 만나 서로 아픈 과거를 공유하고 치유하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희망적인 내용이다.

▲ 지난밤의 방황을 뒤로하고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애니(소피 리)(사진 신지연 재외기자)

 특히 이번 발레는 캐나다 가톨릭교회가 과거 원주민 아동을 강제 수용해 가혹한 학대를 자행한 실태를 정면으로 보여주었다. 실제로 학교 내에서는 원주민 고유 언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문화 말살 교육과 주입식 기독교 교육을 했으며, 일부 학생은 성폭력·학대·약물실험의 대상이 됐고, 인디언 기숙학교는 1996년에 이르러 모두 문을 닫았다.

 이러한 특별한 공연에 앞서 스티븐 하퍼 전 총리는 2008년 6월 정부를 대표해 원주민에게 공식 사과를 했으며,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2015년 12월 원주민 기숙학교 진상을 6년여에 걸쳐 조사해 온 진실화해위원회의 종합보고서가 캐나다의 역사적 과오 해소와 원주민과의 화해를 위해 정부에 제시한 94개항의 정책 권고를 전면 수용, 실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별히 이 권고안 중에는 1883년 이래 100여 년간 가톨릭교회에 의해 운영된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15만여 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돼 가혹한 학대를 당한 데 대해 교황의 공식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캐나다의 역사적 과오 해소와 원주민과의 화해를 위해 정부가 적극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연은 여느 발레공연과는 달리 1부와 2부 시작은 원주민 출신 예술가들의 공연으로 시작되고 발레로 마무리 됐다. 공연이 끝나고 기립박수가 쏟아졌고,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 진실을 통해 화해를 그리며 발레는 마무리 되고 있다.(사진 로얄 위니펙 발레단)

 소피 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가장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 춤을 계속하는 것이다. 로얄 위니펙 발레단에서 춤을 춘다는 것은 환상적인 발레 작품들을 오타와 같은 도시뿐 아니라 캐나다와 세계에 선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무대에서의 시간을 사랑하고 관객들과의 연결 고리에 상당한 값어치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발레를 통해 내가 겪는 과정과 경험, 그리고 내부적으로 느끼는 것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알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에 또 다른 발레 작품으로 오타와를 다시 찾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뜨거운 환대를 받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들을 극장에서 또 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오타와에서 3번의 공연을 마친 로얄 위니펙 발레단은 캐나다 순회공연을 펼치며 피할 수 없는 역사 바로보기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재외동포신문 신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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