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타고와서 한표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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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타고와서 한표행사
  • 김진이기자
  • 승인 2004.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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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위해 귀국 고국에 독려전화이어져
유재건 의원, 참정권 확보 노력 재확인

“조국이란 것이 잊으려해도 잊어지지 않더이다. 내 조국이 있다는 거 하나로도 살아갈 기운이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자랑스런 한국인을 가슴에 지니고 욕을 먹지않도록 살아갈 자신감이 새록새록 생기게 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수경이라하오>
“캐나다에 이민온 지 햇수로 어언 4년이 되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부모님과 함께 이민 온 터라 고국에 전화해 투표하라고 하는 일을 아버지가 하고 계십니다. 캐나다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유학생 여러분들, 그리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젊은 이민자분들,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과 친척분들께 소중한 한표 꼬옥 좋은 곳에 쓰시라고 설득해주세요.” <keun7>  
총선이 끝난 후 인터넷 ‘카페’등 재외동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마음조리며 결과를 지켜본 사연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는 글들이 연이어 게재됐다. 탄핵가결 이후 이번 총선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관심은 폭발적인 것이었다. 초기 부재자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부재자 투표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 유학생, 재외거주자, 심지어 재외공관원들도 해외에서는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는 투표를 위한 귀국을 고려하는 이들도 적지않았다. 미국의 윤미란씨는 “가슴에 치받아 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어 3일간의 손실들을 기꺼이 감수할 결심을 하고 투표를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했다”고.
현지에서는 미처 선거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영사관에서 선거가능 여부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해주지 못해 재외동포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투표를 위한 귀국이 여의치 않았던 재외거주자들은 국제전화를 통해 고국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고 자신들만의 작은 모임들을 갖고 소망의 촛불을 켜기도 했다. 총선인 15일 새벽에 글을 올린 아이디 <착한아이>씨는 “교회 수요예배에 나가서 제발 조국에 희망의 빛이 비추어지길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왔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작년 연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0만에 이르는 단기해외체류자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연말 선거법 개정안에는 결국 포함되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담당자는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워낙이 늦어져서 그때는 통과가 됐어도 관리상의 문제로 적용이 불가능해 국회의원들이 써먹지도 못하는 법안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며 “국회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통과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미국연방정부 지역사회 변호사를 지내고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유재건(열린우리당)의원 측 관계자는 “재외동포를 국민으로 인정해야하는데 투표권을 주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은 이전부터 밝혀왔으며 범위나 이런 문제 때문에 법안화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재외동포들의 참정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4월 28일 동북아평화연대는 10회 정책포럼을 ‘재외동포문제, 새국회에 바란다’란 주제로 연다. 이 자리에서는 국회가 재외동포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동포청 신설, 국회내 재외동포 특위 신설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할 것을 촉구하게 된다. 재외동포 활동가들은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발하는 17대 국회에 대해 전세계 각국의 700만 재외동포들도 소중한 염원과 고국애도 그들에게 향해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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