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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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은 인터넷 커뮤니티
  • 김정희기자
  • 승인 2004.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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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님 오랜만이네요. 방가"
"아, 내숭이님두 오랜만이네요. 오늘 시간되면 벙개나 한번 할까요?"
"그것보다 오늘 저녁 촛불시위대 다같이 모이는 게 어때요?"
동포들 중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대화일까 어색해하는 동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국내에서는 어느새 너무나 일상화된 인터넷, 온라인상에서의 대화들.
왠지 오늘 심심하다, 우울하다 싶을 때에는 자신이 가입해 있는 인터넷 카페에 지금 당장, 혹은 오늘 바로 모이자고 모임 공고를 내고 그걸 본 사람들 누구나 나와서 새로 인사하고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낸다. 일명 '벙개를 치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이름이 아닌 아이디, 혹은 대화명으로 서로를 부르기 때문에 모임을 몇 번씩 갖고 서로 술도 한잔씩 같이 했다 하더라도 때로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홈페이지, 인터넷 카페, 블로그에 이어 최근의 사이월드 열풍까지 온라인에서의 활동과 상호간의 의사소통은 갈수록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수십만명의 촛불시위 역시 이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힘이 컸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자마자 바로 그날 '국민을 협박하지 말라'라는 명칭의 인터넷 카페가 생겨나고 단 몇일만에 가입자 수가 수만명에 다달았다.
이외에도 곳곳에 생겨난 카페에서 사람들은 서로 현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성토하고 찬반 토론을 하고 그에 이어 퇴근 후 촛불시위 현장에서 힘을 모으기로 합의해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모았다.
컴퓨터를 켜면 자동으로 인터넷 메신저가 실행되어 지인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고, 자신이 가입해 있는 인터넷 카페에 들러 그날의 인사를 남기거나 즉흥적 모임을 만드는 것이 이젠 자연스런 일상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4.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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