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콜라보레이션’공연에 넋 나간 캄보디아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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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콜라보레이션’공연에 넋 나간 캄보디아 관객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02.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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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과 현대미술의 오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 선보여 호평

▲<블루>로 표현된 브람스의 ‘왈츠곡’<화이트>,우리동요 ‘섬아기’, 끝으로 가장 열정적인 사랑으로 대변되는 붉은 색<레드>으로 엔리오 모리꼬네의 ‘시네마천국’ 주제음악이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잔잔하게 흘러나와 숨죽인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출연한 ‘키에슬로브스키’의 대표작 ‘세 가지 색’<블루>,<화이트>,<레드>는 프랑스 국기의 세가지 색깔이 갖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해낸 3부작 작품이다.

사실 이 작품은 영화속 주제와는 연관성이 매우 약함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풍부한 색감과 섬세한 심리적 터치를 통해 종종 파악할 수도 없는 끈들이 한데 엮여 감독이 종국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핵심에 도달했던 작품으로  2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올드팬들에게는 매우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영화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CKCC 강당에서 열린 ▲4가지색-사랑’(4colors of Love) 이라는 주제로 열린 예술공연 역시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게 인상깊은 작품이었다.

▲(사진 왼쪽부터)공연기획자, 바이올리니스트 김 버들, 화가 신혜정, 피아니스트 국영하, 재캄보디아한인회 양성모회장

더욱이 클래식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캄보디아 현지의 관객들 입장에서는 클래식음악과 현대미술의 절묘한 앙상블을 통해 만들어낸 색다른 느낌의 ‘아트 콜라보레이션(Art Collaboration, 다른 장르의 예술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함께 펼쳐지는 공연이나 작품세계를 통칭)'의 세계는 신선한 충격이기까지 했다.

공연은 사랑의 4가지색 중 <옐로우>로 상징되는 선곡으로 우리 귀에도 익숙한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뒤를 이어 <블루>로 표현된 브람스의 ‘왈츠곡’<화이트>,우리동요 ‘섬아기’, 끝으로 가장 열정적인 사랑으로 대변되는 붉은 색<레드>으로 엔리오 모리꼬네의 ‘시네마천국’ 주제음악이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잔잔하게 흘러나와 숨죽인 관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명성 높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버들 (예원예술대 교수)의 격정과 부드러움 사이를 오가며, 사랑의 미묘한 감정선을 손끝으로 살려낸 바이올린 연주 실력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느낌을 주었고, 유로-아시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중인 피아니스트 국영하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피아노 솜씨도 놀라웠다.

▲ 신혜정 화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스크린 가득히 펼쳐져 밤하늘의 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시화전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 지난 13일 공연 모습. (장소:CKCC 강당/프놈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속에 무대 뒤 스크린에는 현대미술화가 신혜정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세계들이 한편의 파노라마 영화처럼 펼쳐졌다. 때로는 화려하면서도 열정적인 색으로, 때로는 첫사랑의 느낌처럼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클래식과 조화를 이루며 ‘사랑’이란 단어가 갖는 복잡미묘하면서도 오묘한 감정선 상의 디테일한 부분들을 잘 살려주었다.

사실, 스크린에 투영된 추상적 느낌의 선과 색들은 현대미술계의 대표적인 주류인 추상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관객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영역이기는 했지만, 우리 귀에 익숙한 클래식 선곡음악들이 주는 평안한 느낌이 감정의 끈을 끊임없이 붙잡아 주었고, 신혜정 화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음악과 적절히 앙상블을 이뤄, 어느 순간부터는, 마치 별 헤는 깊은 밤에 한편의 주옥같은 명시를 감상하는 느낌마저 들게 해주었다.

▲ 현지 방송과 언론매체도 캄보디아 최초로 열린 ‘아트 콜라보레이션’ 공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보들, 피아니스트 국영하, 화가 신혜정 순)

비록 무대조명이 열악한데다, 홍보가 부족하고 공연이 평일 오후시간대에 열려 아쉽게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클래식음악과 현대미술의 아주 특별한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는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속에 무대 뒤 스크린에는 현대미술화가 신혜정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세계들이 한편의 파노라마 영화처럼 펼쳐졌다. 때로는 화려하면서도 열정적인 색으로, 때로는 첫사랑의 느낌처럼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클래식과 조화를 이뤘다.

그동안 독일과 한국에서 여러 차례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연 바 있는 젊은 현대미술화가 신혜정 씨는 공연후 인터뷰를 통해 “‘4가지 색-사랑’ 작품전은 사랑을 통해 얻어지는 다양하고 풍부한 인간의 감성세계를 색으로 이미지화해 표현한 작품들을 위주로 1년 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클래식음악과 미술작품의 조화’라는 현대예술분야의 새로운 실험적 시도를 교민 관객들뿐 아니라 캄보디아 국민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4가지 색-사랑’ 라는 주제와는 별개로 ‘1달러의 기적’이라는 소타이틀을 갖고 캄보디아 빈민층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나눔’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으며, 입장료 대신 1달러의 기부금으로 대신했다.

공연을 후원한 재캄한인회 양성모회장은 현대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캄보디아에서 이렇게 훌륭한 작품세계를 선사해준 3명의 아티스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공연수익금 전액은 현지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며, 17일에는 다케오주 앙코르 보레이 지역을 방문, 현지 어린이들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2차 공연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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