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의한 사회통합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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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의한 사회통합의 길
  • 신상록 외국인사회통합센터 전국대표자협의회 회장
  • 승인 2013.03.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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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진정한 평화와 통합된 사회의 실현을 위해 교육·문화기부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사회는 수많은 갈등과 분열을 겪어 왔고, 현재도 그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갈등의 폭은 어느 특정한 집단에 한정하지 않고 전 영역에 널리 퍼져있다.

그런 가운데 신 유목민시대가 도래하였고, 2012년 현재 이주민 150만 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치가 말해주듯 급속한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한국사회 진입은 전통적인 한국사회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으며, 이들의 사회통합문제는 미래 한국사회를 결정짓는 아이콘이 되었다. 이제 한국사회의 발전의 향배는 사회갈등을 어떻게 통합시켜 가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국민의 참여가 배제된 채 정부 주도의 과다한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시행되는 측면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이주민 일 방향 지원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며 경제상황도 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피해를 보는 이들이 바로 다문화이주민들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사회통합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유럽 이민사회로 대표되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의 경우 사회통합의 실패를 자인하고 있는바 그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이주민들을 사회통합 대상이 아닌 목적을 달성하면 돌아갈 대상으로 여기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지인과 결혼하여 정착하거나 가족을 초청하는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으며, 둘째, 이주자들이 돌아갈 것을 가정하여 국민들에게 사회통합을 위한 다문화 공동체 시민교육을  하지 못한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가장 먼저 피해를 받은 이들이 이주민들이었다. 2005년 프랑스와 영국에서 발생한 폭동과 차량방화는 이들 국가에서 태어나고 교육 받은 이주민 1~2세대들이란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이들 국가에서 일어난 일들이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상황은 현재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최근 2012년 1월 여가부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 64.4%가 외국인에 대한 제노포비아(외국인혐오증)를 가지고 있으며, 86.5%는 순수한 혈통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적인 이민국가인 유럽18개국 평균 30%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국민의식이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2년에 사용될 다문화관련 예산은 925억 원이다. 기업체 등 민간단체의 지원금을 포함하면 3.8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매년 다문화예산에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제1차 외국인정책이 시행된 이후 지난 4년간 다문화예산은 매년 증액되어왔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다문화감수성이 이처럼 낮은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사회통합의 방향은 이주민 일방지원에서, 국민과의 쌍방향 통합으로 가야한다. 어느 국가, 어느 사회든지 국민이 배제된 정책은 실패하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정부의 사회통합정책은 반드시 제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 이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통합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필자는 그 대안으로 필자는 1차적으로 장기적인 쌍방향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인공인 국민 청소년들에게 다문화교육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은 감수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강하기 때문에 다문화와 미래사회, 세계시민교육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청소년들은 대부분 미래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꿈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 이유는 중고등학교는 입시에 치중하고 있고, 대학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끼와 재능을 키워야 할 청소년들이 이 세계에서 희망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게 세계를 보는 눈을 열어주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큰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게 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다문화 세계인 것을 알려주고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포용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럴 때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으며,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센터에는 지난해 2011년 9월부터 11월까지 법인 소속 이사이며, 현직 외교관인 여섯 분의 교육기부가 있었다. 직접학교를 찾아가 사회통합을 위한 청소년 교육시간을 가진 바 있다. 이 자료집은 이 분들의 강의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강의 후 교사들과 학생들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며, 이런 교육기부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의를 통해 교육기부에 참여한 외교관들은 학생들의 열렬한 반응을 보면서 자기가 가진 경험과 재능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에 매우 감사하고 만족스러워하였다.  이번 교육 기부는 물질이 아닌 재능과 경험 그리고 지식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전 국민적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사회는 각개각층의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우리사회의 교육. 문화기부운동은 ‘위로부터의, 기부운동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훌륭하게 일하고 있는 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기부의 내용은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비전을 일깨울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세계화시대, 글로벌시대의 다양성을 포용하고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은 세상을 향해 희망의 꿈을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위로부터의 교육·문화기부운동’이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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