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한국정치, 세종대왕 가르침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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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한국정치, 세종대왕 가르침 되새겨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3.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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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승 극작가, ICKC 창립 2주년 기념 강연 ‘세종대왕 리더십’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장장 8년 동안 MBC-TV를 통해 방영된 대하 사극 ‘조선왕조 오백년’으로 유명한 신봉승(사진) 극작가(대한민국예술원 회원)는 ‘세종대왕의 리더십, 지행합일’을 설명하며, “현재 중구난방(衆口難防)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정치’가 세종대왕의 가르침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다』(신봉승 저, 청아출판사)를 최근 출간한 신봉승 작가는 “정치를 잘 하려면 지난 시대 치란(治亂: 좋은 때와 나쁜 때)의 자취를 살펴야 하고, 지난 시대 치란의 자취를 살피기 위해서는 역사를 상고하는 것이 최선이다”는 세종대왕의 말씀을 인용하며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충실히 극화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민족정신을 고취했던 신 작가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ICKC) 창립 2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세종대왕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후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교육을 통해서 국가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저서, 『세종,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다』는 세종대왕을 비롯해 조선시대 지식인 20인의 모습을 살펴보며, 미래 정치가의 표상을 제시하고 있다. 신 작가는 중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의 정치적 신조 ‘국궁진력 안거낙업’(鞠躬盡力 安居樂業: 임금이 있는 힘을 다해 두 손을 가지런히 하고 자세를 바로하면, 백성들은 편안하게 살며 하는 일을 즐긴다)을 우리 지도자들도 정치적 지침으로 체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정치인들은 ‘안거낙업’에만 매몰된 채 정작 중요한 선제조건, ‘백성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추어 섬기는 자세’가 없다는 지적이다.

신 작가는 강희제보다 200년 앞서면서도 강희제의 정치철학과 일맥상통한 세종대왕의 리더십, 특히 군주로서의 뛰어난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용인(用人:인재채용), 세금정책, 자주정신, 위민(爲民=for the people), 민본(民本=by the people)을 제시했다.

이날 신 작가는 3대(선조-광해군-인조)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이원익(李元翼), 원로(元老)의 모범을 보인 이항복(李恒福), 실학(北學)으로 학문의 길을 실천한 홍대용(洪大容), 박지원(朴趾源), 박제가(朴齊家), 한말 의병을 이끌며 젊은이들에게 나라의 의미를 일깨운 최익현(崔益鉉), 승려 출신으로 일본과 조선을 오가며 쇠락하는 조국에 개화사상을 고취한 이동인(李東仁) 등을 소개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국가 정체성을 심어주지 않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예(禮)로써 가르치면 나라가 조용해지고, 법(지식)으로 가르치면 나라가 시끄러워 진다”며, 어려부터 도덕을 비롯해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학을 통해 고급언어(한국어)를 터득하고 역사를 통해 경험을 배우며, 철학을 통해 인생관과 세계관을 탐구하며 자기만의 철학을 정립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