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재독동포들, 전쟁 같은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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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재독동포들, 전쟁 같은 생활을 했다”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3.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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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제헌 제32대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삼·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54회 ‘3·1문화상 특별상’(3·1정신 선양부문)을 수상한 재독한인총연합회의 유제헌(사진) 회장은 “올해는 한·독 수교 130주년, 광부 파독 50주년, 재독한인총연합회 5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한 해”라며, “오는 6월, 프랑크푸르트 중심광장에서 독일 현지인들도 참여하는 한국문화축제를 성대히 열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광부 파독 50주년과 관련해 “독일의 한인사회는 ‘이민의 역사’가 아니라 ‘파견의 역사’였다”며, “그 파견은 정부가 주도했고, 1세대 한인들은 총만 안들었을 뿐 ‘전쟁과 같은 생활’을 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요컨대, 유 회장은 한국에서 파독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할 것을 당부했다.

1999년 이후 개최해 온 3·1절 기념식이 올해도 웅변대회와 함께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독일은 3월 1일이 휴일이 아니어서, 토요일인 3월 2일 행사를 갖기로 했다. 또, 차세대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웅변대회’도 ‘우리말 겨루기 대회’로 이름을 바꿨다. 대회 주제로는 당연히 3·1절과 관련된 민족 정체성 함양이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재독총연이 준비하고 있는 수교 130주년, 파독 50주년 기념사업을 소개한다면?

일단, 총연은 오는 6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프랑크푸르트 중심광장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에는 한국팀만이 아니라 독일팀도 함께 참여해, 수교 130주년, 파독 50주년 및 총연 50주년을 기념할 계획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독일 현지 동포들이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한국에서 프로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때문에 이번 방한 중에도 축제 준비를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아시다시피 한인단체들은 영리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열악하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오는 팀들이 한국에서 스폰을 받거나, 정부차원 또는 문화단체로부터 후원받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 일단 지금은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고 있다.

기념사업 외에 회장으로서 중점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난번 회장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공약사항으로 한국-독일, 양국 도시 간의 유대관계 형성, 더 나아가 파트너십을 구축해 서로 윈-윈 하면서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양 도시 간에 파트너십이 형성되면 양국 문화단체 파견, 각종 문화행사의 수월한 개최 등 해당 도시 한인회가 여러모로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독일 한인사회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 있는가?

여타 지역과 달리 우리 독일 한인사회는 1세대와 2세대 구별이 명확하다. 40대부터 60대 중반까지는 공백기다. 즉, 초창기 1세대가 자녀를 낳고 정착하기까지의 20년이 공백기로 작용한다. 재독총연 회장으로서 그 공백기를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1세대들은 연세가 많다. 미주나 다른 나라에 비해 독일 등 구라파 지역은 비즈니스를 통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며, 그 기회도 많지 않다. 이들의 노후문제도 앞으로 신경 써야할 과제다. 

한국정부나 모국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독일의 한인사회는 ‘이민의 역사’가 아니라, ‘파견의 역사’였다. 그 파견은 다름 아닌 한국정부가 주도했다. 파독 근로자들은 파월장병처럼 ‘총’만 안들었지, ‘전쟁’과 같은 치열한 생활을 했다.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많다.

조국 근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그 분들을 정부차원에서 재조명하고 합당한 대우도 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대한민국 국회 차원에서 입법 활동을 통해 지원 기반을 마련했으면 한다. 나는 광부출신이 아니므로,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아닌 그분들을 도와주길 바란다!

[고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