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고국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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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고국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12.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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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 영주귀국 사할린동포에 위문품 전달

“할머니, 고국에서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죠…”

재외동포재단 김종완 사업이사가 인천 연수동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찾아 요양실에 누워있는 박석순 할머니의 손을 잡고 따뜻한 인사말을 건넸다. 박석순 할머니가 누워있는 침대 맞은편 사물함에는 아직도 사할린에서 거주하고 있는 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경근)은 28일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26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3,000여 명의 영주귀국 사할린동포에게 위문품을 전달했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경근)은 28일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26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3,000여 명의 영주귀국 사할린동포에게 위문품을 전달했다.

김경근 이사장은 이날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는 사할린동포들을 위문하고, 사할린에 남아있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또, 김정수 기획이사는 안산 고향마을, 김종완 사업이사는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각각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했다.

김종완 사업이사를 비롯해 이종미 교육사업팀장, 윤혜선 조사연구팀 과장 등이 방문한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는 현재 86명의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이 84세가 넘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대다수다.

▲ 김종완 사업이사가 인천 연수동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며, 김상유 관장 및 어르신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복지회관 김상유 관장에 따르면, 현재 사할린에는 3만 6,000여명의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고, 대부분이 2세 이후 세대들이고 1세대는 1,000여 명 정도 남아있다. 김 관장은 일제 식민시대 쓰라린 상처를 안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관련해 “외교부, 복지부, 법무부, 국토부 외에 적십자사까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보다 효과적인 사업진행을 위해선 이를 총괄하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특히, 모국에 영주귀국한 어르신들이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에 사할린에 있는 자녀들을 몹시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2세들도 포함한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들이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꼭 처리되길 희망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은 남사할린의 탄광과 군수시설 건설 현장 등으로 강제징용 됐으며, 1945년 종전 이후에도 귀국하지 못한 한인 1세와 그 후손은 4만 여명에 달했다. 이들 중 4,000여 명은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1994년 한·일 정부의 ‘사할린 한인 영주귀국 시범사업’을 계기로 고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재 인천 사할린동포복지회관 등 요양시설과 안산, 부산 등 전국 20여 개소의 임대주택에 모여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