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와 재외동포 한민족 정체성 교육
상태바
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와 재외동포 한민족 정체성 교육
  • 박창수 편집위원, 공주대 한민족교육문화원장
  • 승인 2012.12.14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민족 해외이주의 역사가 100여년이 흐른 지금 재외동포 차세대는 21세기 글로벌 한민족 사회를 이끌어 나갈 주역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부모세대와는 다른 모국에 대한 관심과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급격하게 향상된 우리나라의 정치·외교·경제·문화적 위상과도 관계가 있다. 따라서 60년대부터 시작된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한민족정체성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요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재외동포사회의 변화이다. 해외이주 초기에는 거주국 내에서 한인들만의 고립적인 사회구성이 주를 이루었지만, 거주기간이 길어지면서 원주민 사회와 결합·융합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민 3·4세대의 경우 거주국 주류사회에 참여하고, 타인종·민족과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동화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60년 이후 전과는 달리 자발적인 해외이주, 거주국 내의 빠른 신분상승, 그리고 20세기 후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초국가적인 사회구조와 그에 따른 유연적이고 다중적인 정체성은 과거의 디아스포라라는 단일 개념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다양한 국가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한민족 정체성 교육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변화를 보이는 재외동포에 대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원거리의 이동과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진 국제화 시대에 모국에 살고 있는 한인과 해외한인과의 공간적 거리감이 제거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제도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출현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모국과 거주국 간의 연계와 동시성을 갖게 하고 있다. , 부모세대처럼 모국과의 단절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으며, 그 결과 모국이라는 곳에서 다시 뿌리를 내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재외동포 사회에서도 초국가주의의 틀 안에서 이주자는 두 개 이상의 국가에서 평행적인 삶을 갖고 모국과 거주국을 동시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60년대 이후 추진해온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한민족 정체성 교육방향에 대한 심각한 고민과 변화를 실천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한민족 정체성 교육의 핵심은 우리 말과 글에 대한 교육과 아울러 우리 역사와 문화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한국어교육은 어느 정도 그 체계를 구축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외국어로서 한국어 교육의 기본 체계에 대한 국한된 것으로써 외국인과 비교해 볼 때 재외동포들은 말하기, 읽기, 쓰기, 듣기의 주요 4가지 영역에서 크게 다른 능력과 기초를 가지고 있는 재외동포에게는 차원이 다른, 거주국 언어를 고려한 교재와 교수법이 개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국내 대학 진학시 필요한 전문적인 한국어교육과 장차 모국과 직간접적인 경제 활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한국어교육의 도입 또한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역사와 문화교육에 있어서는 과거 민족 개념이 혈연 중심에서 문화와 역사의 공동체로 변화하는 현실과 재외 동포 개인의 수렴과정을 간과한 채 혈연 중심의 민족의 전체성, 집단성만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또한 문화교육에 있어서도 전통 중심에 치우쳐 현재의 한국을 알고 싶은 재외동포들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문화, 생활방식, 가치관, 역사의식 등을 고루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형성된 정체성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한민족 정체성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수용과 참여가 가능하여 스스로 한민족 정체성을 내면화하는 교육 환경과 방법들이 필요하다. 더불어 모국과 거주국의 문화, 역사 차이를 우월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강조하면서 교육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거주국에 따른 차별화된 교육방법도 함께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