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제작 서울시가 지도 美하와이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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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년 제작 서울시가 지도 美하와이서 발견
  • 연합뉴스-민족뉴스-
  • 승인 200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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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유진 기자 = 미국 하와이에 거주하는 이덕희(63ㆍ하와이대  한
국학연구소 연구원) 전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부위원장이 1910년대  서
울의 옛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성시가전도'와 '대한제국지도'  등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축척 1만분의 1, 가로 53㎝, 세로 87㎝ 크기인 '경성시가전도'는 1913년 4월  5
일 조선총독부 명의로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제작됐으며 정확한 명칭은  '시구개정
예정계획 경성시가전도'(市區改正 豫定計劃 京城市街全圖)로 일제가 서울의  도시개
발을 위해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도는 현 광화문 사거리와 안국동 사거리, 을지로4가를 중심으로 각 3개, 6개,
6개의 방사선 도로를 빨간선으로 나타내는 등 서울 중심가의 도로 정비 계획을 세밀
하게 표시했다.

    외국대사관과 관청, 학교, 성당 등 주요 건물의 명칭과 철도, 하천 등도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는 이 지도에는 경복궁으로 옮기기 전까지 남산에 있던 당시  조선총
독부의 위치도 표시돼 있다.

    이 씨는 "지도는 1905년 하와이로 이민 온 이선일 목사의 아들 이승신 씨가  소
장하다 하와이대 한국학센터에 기증한 자료 중 일부로서 분류작업 중 발견했다"며 "
일반 지도가 아닌 도시계획도라 그 역사적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지도의 뒷면에 같이 인쇄돼 있는 축척 120만분의 1 크기의  '조선전지도'(朝
鮮全地圖)는 도 경계와 철도선 등이 잘 나와 있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이태진 서울대 사학과 교수는 "실제로 당시 일제는 한국의 기운을 꺾으려고  경
복궁 등 궁궐에서 벗어난 곳을 개발하기 위한 도시계획도 세웠다"면서 "실물을 보지
는 못했으나 이 지도가 한국에서 최근 발견된 경성시가도보다 제작연대가 빠르고 희
귀한 것이라면 역사적으로 가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공개된 1908년 제작 '대한제국지도'(大韓帝國地圖ㆍ발행인 주한영)와 1929
년 동아일보사 출판부에서 편찬한 '경성백승'(京城百勝) 등도 눈길을 끈다.

    주한영(朱翰榮), 고유상(高裕相) 등 3명이 공동으로 제작한  대한제국지도(축척
1천만분의 1ㆍ가로 78Cm, 세로 108cm)는 동해를 '대한해'(大韓海)'로 표기해 눈길을
끌고 있으며, 지도 상태는 접은 자리가 떨어져 보존처리가 시급한 상태이다.

    이 지도는 한반도 외에 오른쪽에는 마산, 군산, 목포, 부산 등 7개 항구와 평양
등 2개 도시를, 왼쪽에는 세계지도와 동아시아 등도 함께 포함하고 있어 당시  대한
제국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가로 11㎝, 세로 15㎝)인 '경성백승'은  당시  서울의
주요 명승지 100곳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으며. 더불어 동네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들도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수록된 사진은 선명하지는 않으나 지금은 없어진 수표교 사진과 조선 숙종과 장
희빈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등 사료적인 면에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공개한 이 씨는 앞으로 이 자료들을 복원한 후 복사본을 만들어 한국 내
도시계획 전문가와 역사학자 등과 함께 좀 더 자세히 연구 분석해 자료로  활용하고
여러 도서관에 기증할 뜻도 밝혔다.(사진 있음)

    yoo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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