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국외영주권자, 6년간 1,000여명 자진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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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국외영주권자, 6년간 1,000여명 자진 입대"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9.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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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51명 훈련 중… 각종 대민지원, 값진 '조국애' 배워

대한민국 육군은 육군훈련소가 2007년 국외영주권자를 대상으로 1주간의 초기적응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1,038명을 배출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현재 육군훈련소에서 훈련 중인 국외영주권자 훈련병은 모두 51명이다. 이들은 짧게는 3년, 길게는 21년을 미국, 과테말라, 볼리비아, 이탈리아, 헝가리 등 문화와 언어가 각각 다른 18개국에서 살다 왔다. 이들은 정식 신병교육훈련 전에 육군훈련소를 스스로 찾아 초기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초기적응 프로그램은 국외영주권 보유 입대자들이 초기에 안정적으로 군 복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1주일 간 의식주 체험과 역사, 군대예절, 훈련장 견학, 체력훈련 등 다양한 간접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 육군훈련소 국외영주권자 연도별 배출 현황[2012. 6. 30 기준/ 자료제공=육군]

이들 국외영주권자 훈련병들이 오랜 외국생활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만은 분명하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스스로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육군에 따르면 국외영주권자들이 한국군에 입대하는 이유로 전역 후 한국인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 중에는 △미국 영주권을 받고 일본에서 사진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중 외국인들이 '한국인이면 군대 다녀왔느냐'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하고 싶어 입대했다는 최고령 이현준 훈련병(30·미국)을 비롯 △군 생활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보고자 입대를 결심했다는 홍진기 훈련병(21·일본)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다는 김범준 훈련병(26·미국)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미 해병대에 입대해 7년간 복무 후 다시 입대를 선택한 김수환 훈련병(26·미국)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훈련병들이 많았다.

▲ 지난달 20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영한 국외영주권자 훈련병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갖고 있다.[사진제공=육군]

특히, 이들은 훈련 중에도 틈틈이 대민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충남 논산시 연무읍 피해농가를 찾아 대민지원활동에 참여해, 농가의 찢겨진 비닐하우스를 정리하고 무너진 인삼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등 농민들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이날 대민지원을 처음 해봤다는 한승헌 훈련병(22·미국)은 "외국에서 이런 경험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대민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국민을 돕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발 벗고 나서는 진정한 군인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육군은 "국외영주권자의 안정적인 군 복무를 위해 육군훈련소 초기적응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영주권자들의 특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평가와 전문상담관의 주기적인 면담을 통해서 본인이 희망하는 주특기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국외영주권자 훈련병 51명은 5주간의 훈련을 마친 후 이달 26일에 수료식을 갖고, 29일 자대로 배출 후 고국에서의 첫 추석명절을 군에서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