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남북경협, 새로운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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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남북경협, 새로운 돌파구는…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7.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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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FTA 추진하자"

안정적 남북경협… 동북3성·연해주 '준 내수시장화'
"남북을 넘어 동북아 경제공동체 진입의 시발점"

지난 2010년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에 따른 대북제재인 5.24 조치 이후 크게 위축된 남북경협을 재추진함에 있어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써 '남북한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SERI) 경제안보팀장은 국가경영전략연구원(NSI)과 북한연구학회가 지난 18일 오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공동주최한 '남북경제협력 심포지엄'에서 "남북한 FTA를 체결하는 과정 자체에서 남북경협의 안정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 팀장에 따르면 그동안 남북교역은 국가 간 경제교류인 수출, 수입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고 반입, 반출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며, 무역통계에서도 별도로 추계되고 있다.

투자보장, 분쟁조절, 청산거래 및 이중과세 방지 등의 '4대 경협 합의서'를 채택한 바 있지만 실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 및 금강산 사업에 한정된 관련 규정 등 분야별 합의서에 의존해 교류를 해왔으나, 이를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제도적 장치는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동용승 팀장은 "현재 교류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FTA를 추진하자는 제안을 황당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봐야 한다"며 "정치적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교류 안정성 측면에서 당연히 있어야 할 제도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언어, 지리적 인접성 등 남북한 갖고 있는 장점, 특히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지하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잘 살리고 상호체제의 이질성,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등의 부정적인 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남북 FTA가 효과적이라는 의견이다.

"남북 FTA, 일종의 마중물(Priming wate)"

다만, 동 팀장은 "남북한이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한 관계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 간 협정(agreement)이 아닌 협약(arrangement) 형태로 경제협력강화약정(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 CEPA)을 체결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무역기구(WTO)는 비회원국과의 FTA 체결에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CEPA 체결 이후 10~15년 안에 북한이 WTO 회원국이 된다면, 협약의 유효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 팀장은 향후 남북한 FTA의 기대 효과로 △남북 간의 안정적 경협 환경조성 △남북경협을 통한 Big Game 가능 △남북 경제공동체 진입과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시발점 등을 제시했다.

빅 게임(Big Game)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약 8,000만명의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사회간접자본의 연계를 통한 동북3성 및 연해주 지역을 '준 내수시장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결과적으로 3억 이상의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의 빅 게임을 그려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북3성과 연해주 지역에 북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남북한 전용단지를 조성할 경우, 이와 연계된 철도, 도로망을 활용해 중국 및 러시아의 상대적 낙후지역 개발에 남북한이 공동참여함과 동시에 시장으로서 교두보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용승 팀장은 "남북한 FTA는 남북경협의 실질적인 모습을 갖춰나가기 위한 일종의 '마중물'(priming water)"이라며 "남북 FTA를 통한 win-win 게임은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민족끼리'의 대표적 사업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 모두에게 밝은 미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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