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재단의 출범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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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재단의 출범을 기대하며
  • 조항록 상명대 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
  • 승인 2012.05.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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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항록 편집위원
5월 2일 국내의 모든 언론은 18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내용을 대서특필하였다. 그 가운데에는 신문에서도, 텔레비전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어진 법안 가운데 하나가 국어기본법 개정안이다. 2004년 12월에 제정되어 일부 개정을 거친 후 이번에 다시 개정된 국어기본법 개정안은 한류 확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증가,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 이민자의 증가 등으로 국내외에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보급할 세종학당의 확대 설립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세종학당의 설립 확대는 이미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일이나 이 개정안이 주목을 갖는 것은 세종학당의 설립 및 운영을 담당할 추진 기구를 명문화한 일이다. 추진 기구의 명문화는 향후 적정 시점에는 관련 법령을 제정하여 특수법인의 설립까지 발전할 것을 기대하도록 한다. 즉 세종학당의 설립이 순조롭고, 세종학당의 운영을 통한 국익의 실현이 좀 더 확대되면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같은 정부 산하 특수 법인의 설립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는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이미 위탁을 받아 세종학당 설립 및 운영을 주관하는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세종학당재단으로 확대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적 상황이기는 하지만 마침내 법적 기반을 갖춘 상태에서 세종학당의 설립 및 운영을 주관하는 세종학당 추진 기구가 탄생하게 된다.
세종학당은 원래가 국어문화학교의 한민족문화권의 확대 방안의 구체적 실체로서 명명된 것이었다. 2006년 하반기에 국어발전종합계획에 포함된 국어문화학교의 한민족문화권으로의 확대 방안이 2007년 1월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종학당’이라는 명칭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세종학당은 당시 중국의 공자학원의 한국 진출이라는 뉴스가 보도된 직후여서 그런지 언론으로부터 대단한 반향을 얻었다. 이후 해를 거듭하면서 수가 늘고 유형도 다양해지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2년 5월 현재 세종학당은 전세계 35개국에 75개소가 설립 또는 지정되어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15개소의 세종학당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 하면 2012년 말에 모두 90개소의 세종학당이 전세계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현지인과 우리 동포에게 알리는 일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처음으로 전문가 20명을 선발하여 세종학당 교원으로 파견하고 교재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종학당 교육의 성과를 높이는 데에 있어 획기적인 조치인 셈이다.
그럼에도 세종학당의 수나 예산 규모는 전세계의 한국어 학습 수요의 증가나 한국문화 애호가의 요구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2005년에 일본의 NHK의 한국어 강좌인 ‘안녕하십니까?’의 방송 교재 판매 부수가 중국어 방송 교재 판매 부수를 앞선 일은 한국어의 국외 보급과 관련하여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여기에 프랑스 내 한류 팬 동호회인 ‘코리아 네트워크’가 빠르게 증가하여 가입자가 4천 명을 넘어서고, 지난해 네팔과 베트남에서 실시한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에 각각 4만여명, 6만여명이 응시한 사실은 해외 현지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학습 수요가 꾸준히,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세종학당의 설립 확대를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대목이다.
관련 예산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는 하나 2012년도에 40여 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실이 자체 수입 구조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연간 1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중국의 공자학원 설립 비용이 2008년에 이미 4억 위안(약 700억원)에 가까웠다는 것을 보면 세종학당 관련 예산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세종학당의 추진을 위한 전담 기구의 부재였는데 이번에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이를 해결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제 곧 출범이 예상되는 세종학당재단은 세종학당 정책 추진에 있어 제기된 과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위의 과제들이 국어기본법 개정과 세종학당재단의 출범으로 하나하나 해결이 되어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국외 확산이 좀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